정진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의 주요 현안에 대해 당원 자격으로 10여 차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는 조합원들의 민노당 가입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정 위원장이 2006년 1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민노당 당내 투표에서 16차례 투표에 참여하는 등 당원권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민노당 최고위원 선거(2006, 2008년)와 당 대표 결선투표(2006, 2008년), 18대 국회의원 후보 선출 선거(2008년), 17대 대통령후보 선거 투표(2007년) 등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당비를 꾸준히 납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민노당의 당비 관련 규정은 ‘당권 행사에 앞서 1년 동안 누적으로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당원은 당직 및 공직 선거권을 가질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평균 1∼3개월 간격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정 위원장의 경우 꾸준히 당비를 내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현안에 대한 꾸준한 투표 참여 등 여러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정 위원장 등 전교조 간부들이 민노당 당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당비를 내온 증거도 상당수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8일부터 이들 전교조 간부를 소환해 민노당에 가입하게 된 과정과 구체적인 활동 내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민노당에 가입한 전교조 조합원은 없을 뿐 아니라 당비를 납부한 조합원도 없다”며 “이는 경찰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 등 전교조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를 거부했다.
경찰의 소환조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과 정부 당국은 연이어 이 사안에 대한 엄중한 대처 의지를 밝혔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이번 사건을 중대한 공안범죄로 보고 앞으로 시국선언 참가자 이외의 공무원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경찰 소환조사 통지를 받은 공무원·교사들의 혐의가 확정되면 소속 기관을 통해 중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