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일본 미야자키 스포츠동아 홍재현 입니다] 김경문 vs 하라 ‘약속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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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6일 07시 00분


두산 vs 요미우리 1군 … 23일 한·일 양국 자존심 건 한판대결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동갑내기 프로야구 사령탑 두산 김경문(왼쪽) 감독과 요미우리 하라 감독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정예멤버를 총 동원해 자존심이 걸린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동아 DB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동갑내기 프로야구 사령탑 두산 김경문(왼쪽) 감독과 요미우리 하라 감독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정예멤버를 총 동원해 자존심이 걸린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동아 DB
올림픽챔프 감독 vs WBC챔프 감독

작년캠프때“경기 갖자” 약속 현실로

김경문“5점 주더라도 4점은 뺏겠다”

한·일을 대표하는 58년생 동갑내기 두 감독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중인 두산과 요미우리가 23일 연습경기를 갖고 실전감각 익히기에 나선다. 비록 연습게임이지만 요미우리 1군이 한국구단 1군과 경기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한국 팀들은 일본의 1.5군이나 2군이 출전하는 경기밖에 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일본 팀에서도 정상급 선수들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자리에 초대돼 서로 윈-윈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만큼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

특히 이번 경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표팀을 9전 전승 우승으로 이끈 김경문 감독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으로 국민감독 반열에 오른 하라 감독의 만남으로 이목이 집중돼 있다.

5일 사이토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23일 열리는 요미우리 1군과의 경기는 하라 감독이 나와 이전에 한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지난해 캠프에서 만나 요미우리와 한 번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더니 흔쾌히 승낙했고 올해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이행해줬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요미우리 캠프가 차려진 선마린스타디움에 나타난 김 감독을 만난 하라 감독은 두산 측이 2군과의 경기를 언급했지만 본인이 나서 1군 경기를 해보자고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올림픽 금메달 감독을 반갑게 맞으며 깍듯이 대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덕아웃이 아닌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홈베이스 뒤로 김 감독을 직접 불러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에 대해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김 감독은 “쇼맨십이 있으면서도 카리스마 있게 선수들을 잘 컨트롤하는 감독이었다. 팀이 우승할 만 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지는 것은 상관없지만 5점을 내주더라도 3∼4점은 내겠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 이번 연습게임에서는 선수들의 냉정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다. 김 감독은 “기회가 되면 장민익도 한 번 내볼 생각이다. 우리 선수들이 명문 팀과 겨루면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고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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