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유-풀럼전에서 박지성(29·맨유)이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11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AC밀란 전에서 시즌 2호 골을 기록한지 불과 3일 만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이 부여한 박지성의 평점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후반 28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된 박지성은 추가시간까지 약 20여분 활약하며 후반 34분과 44분 베르바토프에게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두 차례 모두 베르바토프의 머리에 정확히 맞았지만 첫 번째 시도는 우측 골포스트로 빗나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10분 후 베르바토프의 헤딩이 골 망을 흔들었고 박지성은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스카이스포츠와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게 다소 낮은 평점 6을 줬다.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후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파비우 다 실바의 평점도 6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박지성의 평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사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매겨지는 평점은 90분 경기를 모두 지켜본 여러 축구 전문가들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경기장에 파견된 기자 한 명의 개인 의견일 뿐이다. 물론 그 기자도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 수준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단 한명의 판단으로 만들어진 평점은 각 선수의 활약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자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챔스리그 16강전이 끝난 후 피를로를 완벽봉쇄하고 골까지 터트린 박지성은 스카이스포츠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서 평점 8점을 받았고, 두 골을 터트린 루니가 가장 높은 9점을 받았다. 하지만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레드카페(www.redcafe.net)에 모인 맨유 팬들은 박지성에게 “이 날 최고의 선수였다. 그라운드의 모든 곳에 있었다”는 찬사와 함께 팀 내 가장 높은 8.5점을, 루니에게는 7.5점을 줬다. 한 팬(ID: Devil forever)이 올린 “박지성은 보이지 않은 진정한 영웅”이라는 글에도 350여개의 댓글이 달려 하나같이 박지성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대부분 “공수 양면에 걸쳐 정말 최고였다”, “그는 정말 뛰어난 선수”란 의견들이다.
경기가 끝난 후 늘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현지 언론(정확히 말하면 기자 개인)이 부여하는 평점보다 수백 명의 팬들이 부여하는 평점과 찬사가 더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 건 비단 필자만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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