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객충성도 1위 등극 품질-서비스 조사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눌러 해외 공장 확충도 착착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글로벌 선두업체로의 도약’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를 뚫고 현대·기아차가 예상 밖의 실적을 거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선두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 지난해 실적은 글로벌 선두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본다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선두 업체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각각 310만 대, 153만 대를 판매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총 3조3790억 원. 영업이익 기준으로 세계 1위다. 2위인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은 2008년보다 70%가량 감소한 18억6000만 유로(약 2조8830억 원)에 그쳤다.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그룹의 영업손실액이 26억 유로(약 3조9516억 원)에 이른 데 이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계의 ‘빅3’ 업체들도 모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5.2%를 기록해 처음 5%를 넘어섰고, 올해는 5.4%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2.6%였던 기아차는 올해 3%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미국 시장은 2월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현대차 YF쏘나타와 기아차 차량으로선 처음 미국에서 생산된 쏘렌토R를 앞세워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 목표는 현대차가 4.6%, 기아차가 3.2%다. 두 회사가 모두 목표를 달성하면 미국 시장 점유율이 7.8%로 닛산을 제치고 GM, 도요타, 포드, 크라이슬러, 혼다에 이어 6위로 올라선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 만족도 및 성능 평가 결과를 보면 현대·기아차가 올해 목표를 달성하는 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자동차 품질조사 전문기관인 JD파워가 발표한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771점을 기록하며 전체 23개사 가운데 9위에 올랐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을 제쳐 아시아 회사 중에서는 가장 앞선 순위였다. 내구품질 조사에서도 현대차는 148점을 받아 전체 36개 브랜드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일반 브랜드로 분류돼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평균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차를 보유한 고객이 다시 차량을 구매할 때 중요한 잣대가 되는 고객충성도 조사에서도 현대차는 약진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 키즈의 고객충성도 조사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8위에서 올해 1위로 등극했다. 또 미국 중고차 평가 전문기관인 켈리블루북이 지난달 발표한 ‘2010년 1분기 브랜드 충성도 조사’에서도 수위를 차지했다. 켈리블루북의 조사에서 현대차 고객 56.3%는 향후 차량을 구입할 때 다시 현대차를 사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10∼12월)의 45.9%보다 10.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차량 성능과 품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브랜드 파워도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해외 생산시설 구축 마무리 단계
1997년 현대차 터키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해외 생산을 시작한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시설 확충에 주력해 현재 연간 기준 해외 생산능력이 293만 대에 이른다. 올해 하반기 15만 대 규모의 러시아 공장이 준공되면 연간 생산능력은 300만 대를 돌파한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 연산 300만 대가 넘는 해외 공장을 보유한 곳은 도요타, GM, 폴크스바겐그룹 등 3개 회사밖에 없다.
연산 10만 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5월경 착공하고, 30만 대 규모의 중국 3공장도 올해 안에 첫 삽을 뜰 계획이다. 해외 주요 거점별로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작업은 2013년경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생산시설 구축이 마무리되면 현대·기아차는 해당 지역에 맞는 전략 차종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게 돼 글로벌 시장 공략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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