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세아이 엄마…영화 속 리즈처럼 헤맬때 있죠 이탈리아서 먹고 즐기는 촬영…덕분에 살 좀 쪘어요“Am I cute and adorable? I’m gonna call my mom and tell this right now.” (내가 귀엽고 사랑스럽다고요? 당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얘기를 해 줘야 겠군요.)
농담을 좋아하고 여전히 환한 웃음이 매력적인 여인. 바로 할리우드의 톱스타 줄리아 로버츠(43)다.
그녀는 18일과 19일 이틀간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감독 라이언 머피) 홍보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어느새 눈가 주름을 걱정해야 하는 40대가 되었지만 줄리아 로버츠는 20년 전 영화 ‘귀여운 여인’의 모습처럼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1987년 영화 ‘파이어 하우스’로 데뷔한 이래 20년 동안 영화 30여 편에 출연했지만 아직도 새 영화 개봉을 앞두고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그녀. 새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통해 만난 줄리아 로버츠는 영화 속 주인공 리즈처럼 한결 여유로워지고 편안해 보였다.
● 줄리아 로버츠가 말하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그녀는 9월30일 한국에서 개봉하는 이번 영화에서 뉴욕의 저널리스트이자 결혼 8년 차 주부 리즈 역을 연기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진짜 자신을 찾고 싶어 남편과 이혼하고 이탈리아에 가서는 일상의 즐거움을, 인도에서는 기도의 힘을, 발리에서는 인생의 균형을 찾는 캐릭터다.
그녀는 “2006년 출판된 책을 봤는데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몇 년 후 디디 가드너(제작자)와 라이언 머피(감독)가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기꺼이 출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줄리아 로버츠는 제목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세 단어가 아닌 한 단어라고 강조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세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 중간에 쉼표도 필요 없는 완전한 한 단어다”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먹는 것’에도 자유로워졌다는 그녀는 “뉴욕은 음식을 즐기지 못하는 곳이다. 서서 아니면 걸어가면서 먹는 등 무엇이든 급하다. 이탈리아에서는 2∼3시간 음식을 먹으며 즐기며 맛을 음미한다. 살이 좀 찌기는 했지만 음식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됐다”며 기뻐했다.
● 그녀가 말하는 연기의 전환점 ‘펠리칸 브리프’
줄리아 로버츠는 ‘미스틱 피자’ ‘귀여운 여인’ ‘적과의 동침’ ‘메리 라일리’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컨스피러시’ ‘노팅힐’ ‘에린 브로코비치’ ‘멕시칸’ ‘클로저’에 이어 최근 ‘발렌타인 데이’와 개봉을 앞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까지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를 ‘배우’로 인정한 작품은 따로 있었다. 바로 1993년작 ‘펠리칸 브리프’였다.
“이미 많은 영화를 성공시킨 후였기 때문에 이후 수많은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하지만 나를 끌어 들일만한 흥미로운 작품이 없었다. 약 18개월 동안 거절만 했었는데 그 때 ‘펠리칸 브리프’를 만났고 배우 인생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알란 J. 파큘라 감독은 물론이고 함께 출연했던 덴젤 워싱턴과도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다.”
● 배우, 그리고 엄마로서의 고민
줄리아 로버츠는 세 아이의 엄마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놓았다.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다른 엄마들과 똑같이 어떤 날은 엄마, 배우 모두 균형 잡히게 잘 되다가도 어떤 날은 균형을 잃고 위기에 봉착한다. 영화 속 리즈처럼 말이다.”.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처럼 LA에 살지 않는 이유를 묻자, “어릴 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컨트리 걸이다. LA는 나에게 그리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며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자신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음을 전했다.
●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어떤 영화
“극장을 나오자마자 로마로 떠나는 티켓을 예매하게 될 것이다.”
로마가 아니어도 좋다. 영화를 보고 나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 새로운 세상에 직면하고 싶은 묘한 도전 의식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의 주인공인 줄리아 로버츠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영화 속 주인공 리즈는 안정적인 직장, 자상한 남편, 맨해튼의 아파트까지 갖춘 여자지만 정해진 인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보기로 결심하고 1년 간 여행을 시작한다. 평소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했던 이탈리어를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 음식을 통해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고, 인도 아쉬람에서는 자신을 괴롭혔던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한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 발리에서는 인생의 스승과 다시 찾아온 사랑에 힘겹게 얻은 삶의 균형이 깨질까 노심초사한다. 영화 속에서는 리즈의 여행기 외에도 뉴욕, 이탈리아, 인도, 발리의 명소와 여행지의 특성을 반영한 음식, 미술 소품, 의상이 더해져 눈을 즐겁게 해준다.도쿄(일본)|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제공|소니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