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이제 열흘 남았다. 한국은 참 재미있는 나라다. 항상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변화 속도가 빨라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다. 한국의 모든 분야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거기에 맞추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다 지나간다. 한국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변화무쌍’이 아닐까.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시대에 동떨어진 사람이 될 것만 같다.
얼마 전 한국 정부는 한국의 2012년도 수출입 규모가 2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었고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무역규모가 커졌다고 발표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금융위기와 불경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이 세계 8위권의 무역규모를 이루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이 아닌가!
몽골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놀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더욱 발전시키고 나라를 잘 이끌어간 여성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은 면적으로는 세계 109위에 불과하고 인구수로는 세계 25위로 비교적 작은 나라이지만 국내총생산(GDP)은 15위(2012년 IMF 자료 기준), 무역규모는 작년 10위에서 이제 8위로 올라선 경제 강국이다. 우리 몽골은 세계 7위권의 자원부국이지만 대한민국은 부존자원이 없어서 거의 모든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한다. 그렇다고 문화유산이 특별히 많지도 않은 나라가 어떻게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지,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인들의 근면성이나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창의성과 우수한 역량이 발전의 원천이겠으나 나는 ‘특별한 자식 사랑’도 거기에 한몫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다. 그중에서도 한국인들의 자식 사랑은 정말 특별한 것 같다.
지금, 세계 여자골프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 여성 골퍼의 상당수가 경기 때 부모와 동행한다고 한다. 그 부모가 곁에서 매니저 노릇을 하며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자녀의 뛰어난 재능을 살리기 위해 부모의 본업을 뒤로하는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한국인의 자식 사랑은 외국인들에게 유명하다. 부모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자식이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사교육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유학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 4학년쯤 되면 대부분의 학생이 짧으면 3개월, 길면 12개월 정도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 유학생 중 한국 국적 유학생이 3번째로 많으며 중국 내 외국 유학생 중에서는 가장 많다. 게다가 유학하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어머니가 자녀와 같이 생활하고 아버지는 한국에서 홀로 생활하는, 소위 기러기 가정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자녀의 교육을 위해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이산가족으로 살아가는 힘든 생활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부모들이다.
자식을 위한 부모들의 희생은 한국 사회에서는 이상한 일이 아니겠지만 필자의 모국인 몽골이나 다른 나라의 관습과 시각에서 보면 유별나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분명한 사실은 수많은 한국인이 이런 부모의 헌신에 힘입어 세계적인 수준의 예술가와 연예인, 운동선수, 학자와 기업인 등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 5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것도 자식 사랑의 방식이 자식들의 도전정신과 독립심을 더욱 강하게 키워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
한국은 이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자식들이 부모님의 무한한 사랑에 깊은 효도로 보답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넘쳐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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