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사망사고가 많은 지역 10곳의 신호체계를 정비하고 안전운전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하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서울에서만 교통사고로 430명이 숨졌다. 야만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앞서 동아일보-채널A 연중기획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에서 지적했던 강남구 광평교 교차로처럼 사고 다발지역이면서도 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에 대해 “시민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서울시가 먼저 개선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반칙운전을 하지 않는 것은 시민들의 의식과 운전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며 “동아일보의 ‘시동 꺼!…’ 캠페인이 시민들의 운전문화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운전자들이 교통방송을 많이 듣는데 동아일보와 함께 반칙운전 추방 캠페인을 하는 방안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교차로 꼬리 물기 추방 캠페인을 서울시와 경찰이 함께 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단속도 단속이지만 시민 스스로 ‘내가 먼저 가겠다고 막히는 교차로에 진입하면 결국 모두가 다 늦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고속도로마다 갓길에 차들이 꽉 차 있었는데 요즘은 모두 사라졌다. 서울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자신이 경험한 반칙운전에 대해 “시장이 된 뒤에는 직접 운전을 하지 않지만 그전에는 돌아다니다 보면 아차 싶을 때가 많았다”며 “운전자들에게 여유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1991년 영국 유학 당시의 경험을 예로 들며 한국과 선진국의 교통문화 차이를 소개했다. “영국에서 사거리에서 직진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서 차가 멈춰 선 뒤 상향등을 깜빡깜빡했다. 한국에서는 이 신호가 앞차에 보내는 ‘경고’ 같은 것인데 이 나라에서는 ‘내가 기다릴 테니 먼저 지나가라’는 뜻이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운전문화가 인상적이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교통 정책에 대해 “대중교통을 좀더 촘촘히 연결해 시민들이 승용차를 덜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도심에 ‘보행 친화거리’나 ‘자전거 중심 도로’를 많이 만들어 도시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주변 같은 도심에서 아직도 시속 70∼80km로 달리는 차량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도심에는 차를 가능하면 갖고 오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많이 이용하게 하기 위해 관련 업체의 친절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최근 두바이를 다녀왔는데 전반적인 교통 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선진적이지만 하나 배운 게 있다”며 “두바이는 택시운전사 교육 프로그램이 28개나 되더라. 우리도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안전, 친절 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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