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김모 씨는 3년 전 아들에게 신혼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5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아들 명의로 구입했다. 주위에선 “자칫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지만 김 씨는 ‘다들 그렇게 하는데’라며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전 김 씨는 세무서로부터 ‘무슨 돈으로 집을 샀는지 그 자금 출처를 밝혀 달라’는 안내문을 받았다. 막상 상황이 닥치자 김 씨는 세금 추징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거액의 세금이 추징될 위기에 처한 김 씨,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A. 김 씨처럼 아들의 주택을 대신 사주는 경우 당연히 증여세를 내야 한다. 만약 슬쩍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세무서에서는 어떻게 이 사실을 적발해 낼까? 그 방법은 바로 ‘자금 출처 조사’다. 세무서는 김 씨의 아들처럼 부동산을 새로 취득한 사람 중 전산 분석을 통해 자신의 경제력으로 사들였다고 보기 어려운 사람을 선별해 자금 출처 조사를 실시한다. 이때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 그 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와 가산세를 추징한다.
세무서로부터 자금 출처 조사를 받게 된다면 해당인은 자신의 근로소득이나 대출금과 같은 자금의 출처를 입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금 출처는 취득자금의 80% 정도만 입증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도 처음에는 아들의 신혼집을 마련해 줄 당시 아들의 6년간 소득 2억2000만 원과 대출금 1억5000만 원을 합하면 취득자금의 80%인 4억 원에 살짝 모자랄 정도이니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조사를 받아보니 김 씨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우선 아파트를 살 때 부동산 대금 지급을 위해 돈을 찾은 아들의 통장 사본을 제출해 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김 씨는 말문이 막혔다. 애초 아들의 통장에서 대금이 지급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금 출처로 제출한 아들의 6년간 소득 2억2000만 원은 숫자에 불과할 뿐 통장에 저축된 증거가 남아 있지도 않다. 설령 아들의 6년간 월급을 현금으로 인출해 아버지인 김 씨에게 맡겨 둔 셈 치더라도 2억2000만 원을 모두 인정받기는 어렵다. 받은 월급 가운데 아들이 써버린 금액은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별다른 저축 없이 상당한 금액의 신용카드를 써 왔던 김 씨의 아들로서는 6년간 급여도 충분한 자금 출처가 되지 못했다.
김 씨처럼 막연하게 자금 출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무리하게 자녀 명의로 집을 구입했다가 세무조사를 받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주택을 구입해 주기에 앞서 자녀 자신의 재산 및 소득으로 입증 가능한 범위를 계산해 본 후 입증하기 어려운 금액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소명할 것인지에 대해 현명한 전략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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