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마세티 킬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3시 00분


A급 할리우드 스타들의 유쾌한 B급 코미디

B급 영화 ‘마세티 킬즈’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미셸 로드리게스. 조이앤컨텐츠그룹 제공
B급 영화 ‘마세티 킬즈’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미셸 로드리게스. 조이앤컨텐츠그룹 제공
B급 영화는 원래 1930년대 미국에서 대공황으로 인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적은 예산으로 무명 배우를 캐스팅해 싸게 팔았다. 하지만 요즘 마니아들은 B급 영화의 상상력과 장르를 비트는 쾌감을 즐긴다. 컴퓨터그래픽(CG)이면 안 되는 게 없는 요즘, 일부러 조악하고 유치하게 만든 B급 영화가 여전히 나오는 이유다. 21일 개봉하는 ‘마세티 킬즈’처럼 말이다.

‘마세티 킬즈’는 2011년 국내 개봉한 ‘마세티’의 속편이다. 전편처럼 주인공은 얼굴에 주름과 근심만 가득한 60대 배우 대니 트레조. 하지만 키 168cm, 세상에 둘도 없는 추남인 트레조에게 영화 속 여자들은 사족을 못 쓴다. 전편에서 제시카 알바와 세기의 부조화 커플을 이뤘던 트레조. 이번에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별 앰버 허드, ‘아바타’의 여전사 미셸 로드리게스와 염문을 뿌린다. 가수 레이디 가가는 물론이고 안토니오 반데라스, 점잖은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멜 깁슨까지 이 장난꾸러기 영화를 위해 기꺼이 망가졌다.

전직 연방 수사요원 마세티는 마약 범죄 조직을 소탕하다 동료를 잃는다(동료가 누구인지 알려 주면 스포일러). 슬픔의 나날을 보내던 마세티는 대통령(찰리 신)의 제안으로 멕시코의 갱 두목을 검거하러 출동한다. 두목을 체포하자 악당의 배후였던 루더 보즈(멜 깁슨)가 등장해 마세티는 위기에 처한다.

줄거리보다는 캐릭터, ‘하하’ 대신 ‘킥킥’거리게 만드는 상상력을 즐기면 된다. 액션 장면에서는 악당들의 목과 팔이 잘려 이리저리 뒹굴고, 내장이 쏟아져 흩뿌려진다. 여자 악당은 가슴에 장착한 기계에서 총알을 난사하고, 휴대전화에서는 칼이 튀어나와 신종 무기가 된다. 마세티가 헬리콥터 날개에 매달려 정글용 칼로 악당들을 순식간에 베는 장면에서는 웃지 않을 수 없다.

‘황혼에서 새벽까지’(1996년) ‘씬시티’(2005년)를 연출한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의 ‘19금 코미디’가 여전하다. 1편보다 더 짓궂어졌다.

영화에는 시리즈의 3편 ‘마세티 킬즈 어게인: 인 스페이스’의 예고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우주로 도망간 보즈와 마세티가 광선 검으로 결투를 벌인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18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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