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봉하는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호빗2)는 지난해 12월 개봉해 세계적으로 10억 달러(약 1조510억 원)를 벌어들인 ‘호빗: 뜻밖의 여정’의 후속편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속편 격인 ‘호빗’ 시리즈는 호빗족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마법사 간달프(이언 매켈런), 난쟁이족 13명의 모험을 그린 영화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제작 감독 각본을 맡은 피터 잭슨과 원작자인 영국 판타지 소설의 대가 J R R 톨킨을 비롯해 프랜 월시(제작, 각본), 필리파 보옌스(제작, 각본) 등 ‘반지의 제왕’팀이 대거 참여했으며 ‘퍼시픽 림’을 만든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에 합류했다.
1편에서 불을 뿜는 거대한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배긴스와 난쟁이족의 여정은 ‘호빗2’에서도 계속된다. 이들은 곰으로 변신하는 거인 베오른의 도움을 받고 거대한 거미떼로부터 습격을 당한다. 요정 엘프족에게 붙잡히기도 하며 인간이 사는 호수마을을 거쳐 마침내 용 스마우그와 맞닥뜨린다.
영화는 ‘호빗1’은 물론이고 ‘반지의 제왕’과도 연결고리가 많다. 10년 전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엘프족 레골라스(올랜도 블룸)가 여성(?) 엘프족 타우리엘(에반젤린 릴리)과 함께 ‘호빗2’에 합류한다. 두 캐릭터는 원작에 없지만 영화적 재미를 위해 제작진이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잭슨이나 톨킨의 팬이라면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소설과 다른 영화적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할 수 있다.
그러나 톨킨의 작품을 모르거나 피터 잭슨의 전작을 보지 않았다면 이야기의 가닥을 잡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각종 신화적 상징으로 가득한 판타지 캐릭터도 낯설게 느껴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속편을 예고하며 뚝 끊어지듯 끝나는 결말도 불친절하다.(시리즈의 마지막인 ‘호빗: 또 다른 시작’은 내년 12월에 개봉한다).
다만 피터 잭슨 표 영화의 미덕인 거대한 스케일의 환상적인 화면은 ‘호빗2’에서도 여전하다. 빌보 배긴스와 난쟁이족이 술통을 타고 뉴질랜드의 거센 강물을 건너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호빗2’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상영시간 161분 동안 감탄사를 연발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비좁은 극장 의자에 앉아 여러 차례 엉덩이를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12세 이상.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