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록으로 열도 매료…2일간 2만 2000여 팬 만나 ●남성 가수지만 日 남성팬도 공연장 찾아 응원 ‘이례적’ ●11월부터 시작된 아시아투어 마무리 “음악 색깔 찾아”
영웅재중에서 김재중에 이르기까지. 가수 김재중의 진면목은 일본에서 더욱 빛이 났다. 일본은 두 팔 벌려 그를 환영했고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누볐다.
김재중은 18일 오후 7시(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내 오사카조홀에서 ‘김재중 첫 번째 솔로 앨범 발매 기념 아시아 투어 콘서트 인 오사카’(Kim Jae Joong 1st Album Asia Tour Concert in Osaka)를 개최했다.
이날 김재중은 “4년간 일본에서 활동하지 못했지만 늘 음악을 통해 곁에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언제나 똑같이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 순간 함께 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김재중은 지난 11월 첫 번째 솔로 정규 앨범 ‘WWW:Who,When,Why’을 발매했다.
이 앨범으로 김재중은 일본,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12개 국가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했고 핀란드, 멕시코, 이스라엘 등 유럽과 남미의 총 34개국 차트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리며 전 세계에 K팝을 알리는 한류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후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요코하마,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아시아투어를 진행했다. 이번 오사카 공연은 아시아투어 대미를 장식하는 격으로 17일과 18일 양일간 2회에 걸쳐 총 2만 2000여 팬을 만났다. 1회 1만 석 규모의 공연장이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요청이 쇄도해 입석 2000석을 마련했다.
▶여자보다 예쁜 김재중 비주얼록을 품다
김재중은 그룹 JYJ 때와는 달리 솔로로 활동하며 비주얼록이라는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지난 2월과 11월 각각 미니앨범 ‘I’와 ‘WWW’를 발매하며 로커로 변신해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김재중의 ‘비주얼록’은 일본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김재중은 정규 1집 타이틀곡 ‘저스트 어나더 걸’(Just another girl)을 비롯해 ‘버터플라이’ ‘9+1#’ ‘나우 이지 굿’ ‘파라다이스’ ‘로튼 러브’ 등 수록곡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 자체는 물론이고 무대와 관련된 모든 비주얼에 신경 썼다”는 김재중은 상의를 풀어헤치며 탄탄히 근육질의 몸으로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음악과 무대, 의상과 조명 등 공연 전반에 걸쳐 세심하게 신경 썼다.
무대 위에서는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무대 여기저기를 누비며 공연장을 찾은 팬들과 소통했고, 무대에서 상의를 갈아입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팬들을 홀렸다. 그가 비주얼록으로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연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능수능란한 일본어 능력과 부족함 없는 日 문화 이해
김재중은 시종일관 현지 가수와 다름없는 일본어를 구사했다. 외워서 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듯 자연스레 팬들 사이에 녹아들었다. 일본어로 말하는 김재중과 한국말로 답하는 일본 팬들의 모습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팬들은 공연 중간중간 일본어로 말하는 김재중에게 “오빠”라고 외쳤다.
그는 이날 한국에서 발표한 일본어가 섞인 곡 이외에도 5곡의 일본 곡을 무대에 올렸다. 김재중은 나카니시 야스시의 ‘사이고노 아메’를 시작으로 나카시마 미카의 ‘글래머러스 스카이’, 그의 어머니가 듣고 반했다던 나카지마 미유키의 ‘캐쇼’,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 OST ‘코나유키’, B'z의 ‘울트라 소울’ 등을 열창했다.
일본어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김재중은 8년 넘게 일본에서 활동하며 일본의 문화를 몸으로 익혔다. 공연장을 찾은 취재진들에게 “오사카에 왔다면 축제에 참여해 먹거리 문화를 즐겨 보라”고 조언하던 그는 현지인만큼이나 일본을 잘 이해하고 즐기고 있었다.
그가 일본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김재중은 “스타로서의 위엄을 내려놓고 가족처럼 친근하게 팬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 머물고자 노력한다”고 그 비결을 밝혔다. 이날 역시 김재중은 무대 위에서 드러눕고 장난을 치는 등 서슴없이 자신을 팬들 앞에 꺼내 보였다.
▶섹시 산타와 여경 코스프레부터 대기실 공개까지 볼거리 풍족
김재중의 아시아 투어는 음악과 퍼포먼스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의 팬으로서 공연을 놓치지 않는 팬들에게는 더 없는 즐거움이다. 매 공연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의 게스트는 가수 거미였다. 거미는 김재중과 ‘햇살 좋은 날’과 ‘러브홀릭’을 듀엣과 솔로곡 2곡을 열창했다.
김재중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인 공연장 대기실을 공개했다. 김재중은 공연 중 대기실로 자리를 옮겨 대기실 곳곳을 소개하는 한편 팬들과 영상을 통해 대화를 가졌다.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대기실에서 함께 한 드레스 코드 이벤트다. 김재중은 공연에 앞서 팬들에게 각자 저마다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이색 드레스 코드를 요청했다. 일본 팬은 김재중의 이야기에 정성스러운 답을 보였다.
일본 팬들은 전 세계 코스프레 1위 국가다운 과감하고 개성 있는 모습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유카타를 입고 팬부터 섹시 산타, 좀비, 고양이, 섹시 여경으로 변신한 팬들이 공연장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카메라를 통해 김재중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안겼다.
▶짙은 호소력과 시원한 가창력…무대에 대한 진정성 빛나
JYJ에서도 가장 높은 음의 파트를 전담하던 김재중이다. 그는 3시간에 가까운 공연 러닝타임동안 변함없이 안정된 고음을 자랑했다. 무대를 좌우로 누비고 팬들과 함께 뛰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가창력으로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귀를 만족시켰다.
김재중은 록 장르를 선보이는 만큼 더욱더 기량을 갈고닦은 듯하다. 감성적인 록 발라드에서부터 함께 외치는 팝 장르의 록 음악까지 부족함 없이 모두 소화했다.
공연은 정규 1집 수록곡 ‘모던 비트’ ‘글래머러스 스카이’ 등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곡 순서가 차례대로 이어지며 점점 뜨거워져 갔다.
마지막 무대는 ‘저스트 어나더 걸’로 장식했다. 공연장을 찾은 대부분의 팬은 3시간이 넘도록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공연을 관람했고, 시종일관 붉은색과 녹색의 야광봉을 들고 흔들며 환호했다.
본 공연이 끝나고 팬들은 몇 분간 쉬지 않고 ‘재중’을 외치며 앙코르 공연을 기다렸다. 그렇게 5분 정도가 흐른 뒤 김재중이 다시 무대로 돌아왔고 팬과의 긴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 작별은 ‘마인’과 ‘파라다이스’로 대신했다.
노무라(여․22)는 “일본어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배려 깊고 좋은 것 같다. 일본 사람처럼 일본어를 하는 게 신기하다. 모든 일본 공연에서 그랬듯 무대 위 김재중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그 모습을 보는 우리도 덕분에 행복해진다”고 전했다.
하야테(남․20)은 “재중은 나의 우상이다. 오늘은 여동생과 어머니도 함께 왔다. 그가 하는 음악, 패션, 타투 모두 멋지다. 닮고 싶다”고 말했다.
미나(여․26)는 “오키나와에서 두 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다. 오는 내내 행복했다. 설레는 마음에 비행기에서 잠도 잘 수가 없었다. 로커로 변신한 김재중은 정말 섹시하다. 무대 위에서의 그 눈빛과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라이브 밴드와 함께여서 더욱 즐거웠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재중은 오사카 아시아투어를 마치고 2014년 1월부터 국내 4개 도시 투어를 통해 국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사카(일본)|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