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여자 쇼트트랙이 없었다면 소치 겨울올림픽은 한국 선수단에 재앙과도 같은 대회가 됐을 것이다. 대회 초반 메달 기근과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안현수) ‘후폭풍’으로 고전하던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뒤집은 게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었다.
그 여자 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임을 확인시켰다. 일등공신은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17·세화여고)다.
심석희는 1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석희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1위에 올라 종합 포인트 102점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여자 1500m에서도 우승하는 등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1년 조해리(28·고양시청) 이후 3년 만이다. 소치 올림픽 2관왕(1000m, 3000m계주)인 박승희(22·화성시청·사진)는 종합 2위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소치 올림픽 3관왕인 러시아 빅토르 안(안현수)이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빅토르 안은 종합 포인트 63점으로 J R 셀스키(미국·55점)를 제쳤다. 한국 대표로 뛰던 2003∼2007년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후 7년 만의 정상 복귀다.
1500m와 500m에서 모두 4위에 그친 빅토르 안은 이날 1000m에서 정상에 올랐고, 3000m 슈퍼파이널에서는 3위로 13점을 추가했다. 금메달은 한 개밖에 따지 못했지만 전 종목에서 고른 활약을 보인 덕분에 종합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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