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방출 결정은 삼성과의 협상 끝냈기 때문 29일 개막전 엔트리 진입 위해 서둘러 계약 돌직구 대신 뱀직구…류중일 감독 “천군만마”
임창용(38·전 시카고 컵스)이 7년 만에 삼성으로 복귀한다. 확정이다. 이제 삼성 유니폼을 입고 삼성의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일본행이나 메이저리그 재도전 가능성은 없다.
삼성 구단과 임창용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25일 “임창용이 (미국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이미 짐을 쌌다.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오늘(25일)이나 내일(26일) 바로 귀국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임창용과 삼성은 이미 복귀에 대한 합의를 끝냈다. 귀국 직후 계약상의 세부조율을 마친 뒤 사인하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2007년을 끝으로 해외무대에 진출했던 임창용은 이로써 7년 만에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하게 됐다.
절차상의 문제는 모두 마무리한 상태다. 임창용은 2012년 말 계약기간 2년(2013∼2014년)에 최대 500만달러의 조건으로 컵스와 스플릿 계약을 했다. 23일(한국시간) 임창용은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았지만, 올해까지 임창용 보유권은 컵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컵스는 25일 임창용을 방출했다. 바로 삼성과의 이적료 협상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MLB닷컴의 컵스 담당기자인 캐리 머스캣은 “컵스가 임창용 계약을 삼성에 팔았다”고 말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 구단과 임창용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복귀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임창용이 올초 삼성의 스프링캠프인 괌에서 개인훈련을 할 때 송삼봉 단장과 자연스럽게 만나 의견을 주고받게 됐다. 당시만 해도 임창용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해 일단은 빅리그 재입성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도 임창용의 뜻을 존중했다. 그러면서 서로 ‘스프링캠프까지 도전해보고 안 되면 복귀를 고려하자’고 여운을 남겼다. 임창용도 자신의 나이를 고려해 더 이상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임창용이 23일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자 삼성은 발 빠르게 움직여 임창용의 복귀 의사를 이끌어냈다. 컵스 구단과의 이적료 문제도 일사천리로 해결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24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임창용이 온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일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임창용은 2007년 말 삼성 구단의 허락 하에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당시 임의탈퇴 신분으로 해외에 나갔기 때문에, 야구규약상 국내복귀 시에는 무조건 삼성으로 돌아와야 한다. 규약상 다년계약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은 조만간 임창용과 1년짜리 계약을 발표할 수밖에 없다.
임창용이 29일 KIA와의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에는 전혀 걸림돌이 없다.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면 언제든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 같은 규약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지난해 말 특급 소방수 오승환(32)이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이적해 약화된 불펜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러나 ‘돌직구’ 오승환이 떠나자 ‘뱀직구’ 임창용이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이미 시속 151km를 찍은 임창용을 획득한 삼성으로선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에 대한 꿈을 부풀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