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개발체제 사업 참여는 꿩먹고 알먹는 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3시 00분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북한 숲 되살리고 탄소배출권은 덤으로 받아
기후변화센터 아시아녹화기구… 기업-지자체에 참여방법 안내

산림을 복구하면서 탄소배출권도 확보하는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헐벗은 북한 산림을 복구하는 민간기구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CDM은 일석이조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 산하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이충국 연구위원은 “북한의 산림을 복구하는 것은 먼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더욱이 조림을 통한 CDM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실적(CER), 즉 탄소배출권 이익이 생기는 부수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산림 복구하고 금전적 이익은 ‘덤’

CDM은 국제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 제12조에 규정돼 있는 항목으로 선진국이 저개발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으로 달성한 실적을 자국의 감축 실적에 반영하는 제도다. CDM 사업으로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저개발국은 기술과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에너지 건설 수송 농업 등 15개 분야 가운데 나무를 심어주고 CER를 확보하는 ‘조림 CDM’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는 ㈜SK임업이 강원 고성군 황폐지 75ha에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지난해 5월 유엔 CDM의 최초 조림사업으로 등록됐다.

CER 가격이 낮기 때문에 조림 CDM을 한다고 해서 당장 투자금액 이상을 벌어들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친환경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데다 금전적 이익을 덤으로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조림 CDM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CER 가격은 2008년 CO₂ 1t에 24유로(약 3만4100원)로 최고가를 보인 이후 폭락세를 거듭해 현재 0.2유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세계 경제가 위축돼 기업의 에너지 사용량 감소를 예측하지 못하고 각국 정부가 많은 배출권을 기업에 줬고 기업들이 시장에서 더이상 CER를 구입할 필요가 사라지면서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CER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2020년 신기후체제 도입, 2015년 한국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 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배출권 판매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산림사업은 개인의 편익이 아닌 공공의 환경적 편익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 접경지역 지자체들 북 산림 복구에 ‘관심’

조림 CDM은 기업들보다는 지방자치단체나 기관, 사회단체에 매력적인 사업이다. 특히 북한의 산림 복구를 지원해 온 접경지역 지자체의 관심 분야가 될 수 있다. 경기도는 2007년 북한의 산림 복원을 위해 개성시 개풍동 일대에 연간 150만 주를 생산할 수 있는 개풍양묘장(9ha)을 조성했다. 강원도는 2001∼2009년 25억8400만 원을 들여 북한 강원도의 산림 병해충 방제를 도왔다.

조림 CDM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토지가 적은 국내 여건상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 산림 복원은 출구가 될 수 있다. 조림 CDM 기준을 충족하려면 최소 50년 이상 산림이 아니어야 하고 재조림 CDM은 1989년 12월 31일 이후 산림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면적 규정도 0.5ha 이상이다.

김병기 강원도 산림소득과장은 “강원도가 진행했던 북강원도 산림 병해충 지원사업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중단됐다”며 “조림 CDM이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으며 참여할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헐벗은 북한 땅을 푸르게 하기 위한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캠페인을 벌이는 기후변화센터 아시아녹화기구는 조림 CDM 사업의 동반자를 찾고 있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은 “북한의 산림 복구나 조림 CDM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의욕은 있지만 절차나 방법을 모르는 기업이나 지자체의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개성공단#청정개발체제#c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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