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사흘째 反쿠데타 시위… 軍은 親탁신파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03시 00분


美, 연합군사훈련-경제원조 중단

태국 군부의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도 방콕에서 사흘째 이어졌다. 군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그의 여동생인 잉락 전 총리를 지지하는 친(親)탁신 세력 축출에 나서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총리대행을 맡고 있는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5일 방콕의 쇼핑 중심가 랏차담리 거리에서는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쿠데타를 반대한다’ ‘독재자를 몰아내자’ 등의 피켓을 들고 행진하며 “물러가라”를 외쳤다. 한 시민은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위를 계속해야 한다”며 “우리는 리더가 없고 스스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시위 진압용 방패로 무장한 군인들은 주변을 둘러싼 채 일부 시민을 폭행하고 연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3, 24일에도 1000여 명이 방콕 시내에서 시위를 벌였다.

앞서 쁘라윳 총장은 “모든 국민은 반쿠데타 시위에 참가하지 말라. 지금은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군부는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활동가들에 대한 체포 작전을 벌여 동북부 콘깬 주에서 22명을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하고 폭탄 3개와 총알 300여 발 등을 압수했다.

쁘라윳 총장이 이끄는 군부는 상원을 해산해 입법권까지 손에 넣었다. 군부는 또 나와툼롱 분송파이산 전 총리대행 등 100여 명을 구금한 데 이어 저명학자와 언론인 등 35명도 소환했다. 잉락 전 총리는 25일 풀려났다. BBC는 “쁘라윳 총장이 26일 왕실로부터 쿠데타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24일 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 및 고위급 교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전날 국무부도 350만 달러(약 36억 원)에 이르는 경제, 군사 원조를 잠정 중단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방콕#쿠데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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