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정부 여당, 반드시 표로 심판하겠다
어떻든 대통령이 애쓰지 않나, 힘 실어줘야
여당도 야당도 마음에 안들어 기권하겠다
관심 자체가 없다, 이런 선거는 처음이다
《 제6회 지방선거(6월 4일)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느 선거보다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 특히 ‘앵그리맘(분노한 엄마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입니다. 또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9%에서 41.4%로 높아지면서 진보 성향이 강한 30대 이하(40.9%→36.9%)를 처음으로 앞선 것도 큰
변수입니다. 유권자의 20%는 여전히 부동층으로 남아있고, 투표율 예측도 어렵습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져 투표율이 저조할
거란 예측과, 이번에 처음 실시되는 사전투표제 덕분에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 팽팽합니다. 그야말로 ‘깜깜이’ 국면입니다.
그래서 민심이 더 궁금합니다. 》 “무능한 여당 꼭 심판하겠다”
―1번은 무조건 안 찍을 거다. 세월호 참사 뒤에 드러난 유착관계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감이 더 커졌다.(35·회사원)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크게 실망했다. 박 대통령과 참모들의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정권 심판을 위해서라도 이번 투표는 꼭 해야 한다.(36·여·변리사)
―‘앵그리맘’의 분노를 보여주겠다. 세월호 유족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울컥했던 대목이 있다. 아이를 잃은 엄마가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걸 보고 ‘사고야 일어날 수 있지’라고 생각했던 20대를 후회하는 내용이었다. 나도 내 아이를 지키려면 이제라도 행동해야 한다고 느꼈다.(37·여·은행원)
―기초연금, 공기업 민영화, 인사 파동 등으로 인해 여당과 정부에 비판적이다. 여당 후보는 뽑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여당을 지지해선 안 된다.(27·취업준비생)
―20대에는 투표일에 놀러 다녔다. ‘OO후보 지지 좀 해라’ ‘야당으로 심판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친구들을 보면 ‘참 정치에 관심 많네’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내 아이가 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선거인 것 같다. 정권 견제세력에 힘을 실어주겠다. (35·여·주부)
―대통령이 안대희를 총리 후보자로 선택했을 때 ‘정말 이 정권은 듣는 척도 안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대통령과 실장(김기춘)이 ‘너는 떠들어라. 우리는 우리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 같았다. 결국 사퇴하지 않았나. 브레이크를 걸려면 민심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68·은퇴자) “정부 여당에 힘 실어주겠다”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이 됐으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겠느냐. 문 의원이 이번에 성명을 낸 것을 보니 한심하다. 전 정권의 실세이면서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는 건가.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의 책임의식이 그 정도인가.(37·회사원)
―‘철 지난 색깔론’ 어쩌고 하면서 검증하는 걸 오히려 되받아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전히 ‘속’이 불명확한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다. 안보관이 확실하고, 군대 경험이 있는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66·법조인)
―대통령이 저렇게 해보겠다고 애를 쓰는데, 야당이 발목 잡은 것 말고 해준 게 뭐가 있나. 세월호 사건도 그렇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때는 다 무죄고, 박근혜 대통령만 유죄냐. 여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82·여)
―야당이 세월호 사건을 대통령 흔들기에 너무 이용하는 것 같다. 국가개조를 하려면 대통령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하다.(60·여·연구직)
―야당은 집권당일 때 자유무역협정(FTA) 법안을 찬성했다가 야당이 되니 반대했다. 이중적이다.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정권심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 여당 사람들이 망언을 했지만 차악을 선택한다는 차원에서 여당 후보를 찍을 것이다.(23·대학생) 투표 안 하련다
―그동안 빼먹지 않고 투표를 했는데 이런 선거는 처음이다. 너무 무관심하다. 선거철이 되면 동료들끼리 점심 먹으면서도 화제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전혀 관심들이 없다. 은행으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마찬가지다. 선거나 투표를 화제로 삼는 사람은 없다(48·여·은행지점장)
―투표하지 않을 거다. 어느 후보를 뽑아도 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아서다. 박원순 시장이 되고 나니 전임 시장의 세빛둥둥섬, 뱃길은 다 엎어버렸다. 정몽준이 시장이 되면 박 시장이 잘한 일도 다 백지화할 것 아니냐. 전임자가 한 정책은 다 바보 같은 건가. 극단적인 정책 변화를 10여 년 보고 나니 아무도 뽑고 싶지 않아졌다. 현명한 서울시민들이 알아서 뽑아주시길.(42·자영업)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해왔지만 요즘 회의가 든다. 여당을 심판할 대안 정당이라기엔 너무 무능하다. 특히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행태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남의 일인 듯 불구경이나 하고 표 계산하는 모습에서 환멸을 느꼈다. 이번엔 뽑을 사람이 없다.(35·여·회사원)
―예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또 선거에 나왔다.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잘 놀고 발 넓은 사람들이 후보로 나오더라.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한다니 우습다. 투표를 해서 뭐하겠나.(26·여·회사원)
―기존 정당들은 우리 20대의 바람을 안 들어준다. 반값 등록금 공약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이익 다툼 속에서 유야무야 되어 버렸다. 정당이 이익집단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대의민주주의 자체에 대해 불신감이 생긴다.(24·대학생)
―정치인들이 내 뜻을 곡해할까 봐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을 찍으면 새누리당은 국민들이 이번 참사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거나 ‘이런저런 일이 있어도 여전히 우리를 지지하네’라고 착각할 것 같다. 여당을 절대 지지하는 게 아니며 오히려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은데, 야당은 끌리지 않는다. 야당으로 마음이 좀 쏠리긴 하지만 현행 투표 방식으로는 복잡한 속내를 정치권에 보여줄 수가 없다.(39·의사)
―여당과 야당의 승패만을 이야기해 실망스럽다. 지방자치는 정치적이라기보다는 행정적인 문제인데 세월호나 정권심판 같은 거대한 프레임이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26·여·대학생)
―차선이 아니면 차악이라도 뽑으라고 누가 그러더라. 그런데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미덥지 못해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후보자 중에 전과자는 왜 또 그렇게 많은가. 다 민주투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한심하다.(35·주부) 40대 표심
―대통령도, 여당도 맘에 들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만 보더라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정책도 너무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선거에선 여당에 표를 던질 것이다. 야당이 전혀 참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모습도 꼴 보기 싫다. 난 여론조사에도 응하지 않는다. 나처럼 생각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43·공무원)
―하인리히 법칙이란 용어를 언론에서 자주 봤다. 연달아 대형사고가 터지고 있는데, 이 법칙에 따라 앞으로 더 큰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두렵다. 그런데도 정부는 땜질하는 식으로 정부조직만 기형적으로 개편하고 끝내려 한다. 그런 집권세력에 표를 줄 수 없다.(42·자영업)
―세월호 참사 이후 자영업자들은 타격을 받았겠지만 월급쟁이들은 큰 변화가 없다. 내 주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번에도 과거와 똑같이 대부분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솔직히 선거에 대해서도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43·제약사 직원)
―40대는 아직 이상을 버리지 않고 있으면서 현실감각을 갖고 있는 세대다. 아이 한둘씩은 키우는 학부모가 많다. 모두 다 대통령이나 정부여당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고 후 수습과정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 박 대통령을 좋아해서 지난 대선에 찍었지만 실망이 크다. 그렇다고 야당에 기대기에는 그들이 너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주변에서 선거이야기 하는 사람 거의 없지만 아예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번 선거처럼 고민이 많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48·대기업 임원)
―누가 뭐래도 최근의 잇단 참사는 현 정권과 과거 MB 정권의 책임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여당과 다를 바 없어 고민이다. 정의당을 찍자니 죽은 표가 될 것 같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찍자니 꺼림칙하다.(40·여·출판인) 이제는 ‘인물’만 보겠다
―후보자 정보와 공약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 실제 내 생활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어찌 보면 기초단체장과 시의원, 구의원인데 정작 어떤 사람들이 내 지역 살림을 맡고 있는지 몰랐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해졌다.(31·여·교사)
―후보자들의 행정·정치철학을 보려 한다. 화려한 스펙만 내세우는 후보는 일단 배제할 거다. 권위주의를 타파할, 설득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볼 거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성장 제일주의 단면 아닌가.(33·박사과정)
―이제 유권자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시장으로는 내가 사는 생활환경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도 중앙당을 보기보다는 한 명, 한 명의 공약을 보고 우리 동네에 더 적합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31·회사원)
―정당이 아니라 인물 중심으로 뽑겠다. 더 이상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도덕성을 갖추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선관위가 공개하는 부실한 정보만으로 인물 중심의 선거를 할 수가 없다.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53·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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