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트 사전적응·트레이너 코치 영입 등 치밀한 전략과 적극적 지원이 만든 쾌거 4일 남녀단체 마지막 금사냥…싹쓸이 기대
벌써 금 5개! 전 종목 석권을 꿈꾼다.
정구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효자종목으로 떠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금메달 5개를 목에 걸었고 남녀 단체전에서 우승하면 7개 전 종목 석권이다.
● 정구 금 5개 목에 걸어…남은 건 전 종목 석권
정구대표팀은 남자단식 김형준(24·인천시청)과 여자단식 김보미(24·안성시청)의 금메달,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혼합복식의 김범준(25·문경시청)-김애경(26·NH농협은행)의 금메달에 이어 2일 열린 남녀복식까지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일 열리는 남녀 단체전에서 2개 남은 금메달을 목에 걸면 이번 대회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2일 인천 열우물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은 한국팀끼리 맞붙어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승부였다. 결과는 김애경-주옥(25·NH농협)이 김지연(20·옥천구청)-윤수정(25·안성시청)에 게임스코어 5-1로 이겨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걸었다. 김애경은 혼합복식에 이어 2관왕을 차지했다.
이어 열린 남자복식 결승에서 김동훈(25·문경시청)-김범준 조는 대만 린팅첸-리치아홍 조를 맞아 게임스코어 5-2로 이겨 5번째 금메달을 한국팀에 안겼다. 김범준도 2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 “하드코트에 적응하라” 치밀한 전략 큰 몫
정구의 돌풍은 단순히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정상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숨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치밀한 전략 그리고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진 값진 금메달이었다.
지난 5월 경북 문경에서 열린 제92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30억원을 들여 건설된 국제정구장이 아닌 2.5km 떨어진 영강체육공원에서 경기를 치렀다. 최고시설을 자랑하는 경기장을 외면한 이유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정구가 클레이코트가 아닌 하드(케미컬)코드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정구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개를 싹쓸이 했지만 하드코트에서 치러진 2006도하, 2010광저우에서는 각각 금메달 2개에 물러섰다.
최근 정구의 국제무대 흐름도 더 많은 나라의 참가를 이끌기 위해 하드코트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한정구협회는 과감하게 올 한해 열린 국내대회 모두를 하드코트에서 치러 선수들의 적응을 이끌었다.
● 트레이닝 코치 영입…과학적 체력훈련 효과
아시안게임을 함께 준비한 트레이닝 코치 영입도 금메달 수확에 큰 힘이 됐다. 예산이 많지 않은 실업팀 종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보미는 “발목이 좋지 않았는데 트레이닝 코치가 주변 근육을 발달시키는 근력훈련을 집중적으로 이끌어줘 큰 효과를 봤다”며 “정구는 하루에 많게는 7차례씩 경기를 치르는 종목이다. 트레이닝 코치가 경기 중간 근육의 피로회복 등에도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정구대표팀은 지난 6월 대표팀 상비군 6명을 더 선발해 하루 8시간 이상 강도 높은 실전 훈련을 해왔다. 그동안 약했던 하드코트에서 더 강하고 빠른 공격을 펼치기 위한 체력훈련이었다. 그 결과 인천아시안게임 5개의 금메달에 입맞춤한데 이어 전 종목 석권이라는 역사를 눈앞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