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長에 또 등돌린 뉴욕경찰… “우린 파란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9일 03시 00분


흑인에 피격사망 1명 장례식… 美전역서 경찰 2만5000명 참석

미국 뉴욕 시 경찰관 1명의 장례식에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캐나다에서까지 2만5000명의 동료 경찰이 총출동해 조의를 표했다. 미국 공권력의 일사불란한 결속력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미국 경찰이 직면한 인종차별 비판에 항의하기 위한 강력한 제스처라고 미 언론은 27일 지적했다.

뉴욕 퀸스 크라이스트 태버너클 교회에서 이날 엄수된 뉴욕 경찰관 라파엘 라모스 씨(40)의 장례식에 미국 전역과 캐나다에서까지 온 경찰 2만5000여 명이 참석했다. 미 언론은 “교회 주변 6개 블록이 푸른 제복을 입은 경찰로 가득해 마치 ‘푸른 바다’ 같았다”고 전했다.

라모스 씨는 20일 오후 뉴욕 브루클린 지역에서 중국계 동료 경관 류원젠 씨와 함께 순찰차에 앉아 있다가 흑인 이스마일 브린즐리 씨(28)의 무차별 총격을 받고 숨졌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장례식에 참석해 “라모스 씨는 성경을 항상 읽으며 경찰목회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 온 신심 깊은 사람”이라며 “그가 있어서 우리 모두는 행복했다”고 추모했다.

윌리엄 브래턴 뉴욕 시 경찰청장은 “그는 영웅이었다”며 “그들(숨진 두 경관)은 그들의 ‘색깔’ 때문에 살해됐다. 그들의 색깔은 파란색(blue·경찰 제복)”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대한 불신과 흑백 인종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 대한 경찰들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석한 뉴욕 경찰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에게 등을 돌렸다. 폭스뉴스는 “장례식에서 수백 명의 경관이 더블라지오 시장의 연설 중 등을 돌려 항의 표시를 했다”고 보도했다.

경관 2명 사망 후 뉴욕 경찰노조는 “더블라지오 시장이 경찰에 대한 불신 분위기를 부추겨왔다”고 비판해왔다. 더블라지오 시장이 시위대의 분위기에 편승해 ‘경찰 개혁’을 언급한 것이 결국 경찰에 대한 보복성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불만이다. 이 사건 직후 더블라지오 시장이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복도에 도열했던 경관들이 시장에게 등을 돌려 항의했다.

이날 장례식에서 일부 퇴직 경찰은 ‘NYPD(뉴욕 경찰)에 신의 가호를, 더블라지오(시장)는 꺼져 버려라’고 적힌 항의 푯말을 들고 서 있었다. 더블라지오 시장의 추모사 때엔 야외 대형 스크린 앞에 서 있던 수백 명의 경관이 일제히 등을 돌려 그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두 경관에겐 1계급 특진이 추서됐고 류 씨의 장례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뉴욕 경찰#뉴욕 경찰관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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