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발견 지점과 3.5km 거리서… 사고원인 밝힐 블랙박스 회수 관건
승무원 등 시신 4구 추가 수습
“아빠. 제발 돌아와요….”
지난해 12월 28일 인도네시아 자바 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QZ8501기의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31일 자바 해 해저에서 음파탐지기에 포착됐다. 해상 추락으로 탑승객 162명 전원이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전날 시신 3구에 이어 이날 4구를 추가 수습함에 따라 탑승객 가족의 절망도 깊어졌다.
이날 발견된 시신에는 여성 승무원 카이루니사 하이다르 파우지 씨(20)도 포함됐다. 승무원 복장으로 수습된 그는 2년 전 에어아시아에 입사했다. 아버지 하이다르 파우지 씨는 “예쁘고 똑똑했던 딸이 승무원으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도 1구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사고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 대비할 시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주안다 국제공항에 모여 있던 탑승자 가족 120여 명은 사고 현장과 가까운 도시 팡칼란분으로 떠나 시신의 신원 확인에 나섰다.
실종 조종사 카프텐 이리안토 씨의 딸 안젤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빠. 집으로 돌아와요. 난 아직 아빠가 필요해요”라고 써 심금을 울렸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늘 ‘운항 중 비행기에 문제가 생기면 비상착륙할 수 있다’고 말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됨에 따라 수색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음파탐지기가 동체를 감지한 곳이 전날 항공기 잔해 발견 해상에서 약 3.2∼3.5km 떨어졌고 수심은 24∼30m 지점이라고 전했다. 동체의 훼손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색의 초점은 추락 원인을 규명해 줄 블랙박스 회수 여부. 블랙박스는 비행경로, 엔진 상황, 사고 당시 속도 및 고도 등이 담긴 비행자료분석장치(FDR), 조종실 대화나 관제기관과의 교신 내용을 기록한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 각국도 속속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미국은 이날 싱가포르에 있던 해군 연안전투함 포트워스를 파견하기로 했고 중국도 미사일 호위함 ‘황산(黃山)’을 현장에 투입했다. 일본은 자위대 호위함 2척과 헬기 3대를 파견한다. 일본인 탑승객이 없는데도 자위대 함정을 파견한 것은 국제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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