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야구단… 실버 축구단… 일상생활에 ‘활력 비타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일 03시 00분


[스포츠가 사회를 바꾼다]<5·끝>삶의 질 높여주는 스포츠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는 투수는 영락없는 미국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을,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홈런왕 박병호(넥센)를 연상시켰다.

지난달 28일 경기 파주시 출판도시 인근 신촌야구장. 대한항공 조종사들로 구성된 ‘대한항공 제츠’와 LG디스플레이 연수원생들이 팀원인 ‘LG디스플레이 토네이도’가 J&T 사회인야구 리그 경기를 벌였다. 정병민 대한항공 제츠 감독(45)은 “장시간 비행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야구가 최고다. 2002년 야구를 좋아하는 파일럿들이 모였는데 이젠 회원 60명 중 기장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 선진국형 스포츠클럽

대한민국 생활체육이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 체력을 끌어올리는 차원을 넘어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선진국의 생활체육 시스템은 대부분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스포츠클럽에 모여 취향에 맞는 생활체육을 즐긴다.

국내에선 그동안 배드민턴 동호회와 조기축구회, 마라톤 동호회가 주축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사회인야구 리그가 크게 늘어났다. 파주 J&T 리그엔 토요일 1∼3부 리그 36개팀(각 부 12개팀), 일요일 1∼3부 리그 36개팀(각 부 12개팀) 등 총 72개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리그는 전국에 수백 개가 있다. 축구동호회도 평일 새벽과 주말을 이용해 지역별 리그를 치르고 있다. 테니스와 배드민턴 동호회도 크게 활성화돼 있다.

○ 힘 받는 학교 스포츠클럽

지난해 교육부가 주최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는 초중고교 1573개팀에서 1만9000여 명이 출전해 자웅을 겨뤘다. 10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축구 농구 배구 등 19개 종목이 열렸다. 3월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에는 19만4000여 개팀에서 42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2013년보다 참가자가 10만 명이 늘었다. 교육부가 운동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학교 스포츠클럽의 인기가 크게 치솟고 있는 것이다.

○ 종합형 스포츠클럽

제각각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클럽 리그를 단일화해야 할 필요성이 최근 들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도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유도하고 있다. 종합형 스포츠클럽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생활체육회가 스포츠 시설을 확보해 다양한 세대와 계층, 종목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은퇴한 선수들로 구성된 전문가가 동호인들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국 18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2017년까지 전국 229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체부와 국체회는 축구동호회 리그와 사회인야구 리그도 시군구 리그를 만들어 종합형 스포츠클럽으로 흡수시킬 계획이다. 농구 배구 핸드볼 등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종목도 이용 시설을 확보해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용식 관동대 교수(스포츠행정)는 “현재 교육부가 하고 있는 학교 스포츠클럽도 장기적으로는 종합 스포츠클럽에 포함돼야 한다. 교육부와 국체회, 지자체로 나뉘어 있는 관리 주체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목별 경기단체가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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