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에 더위 싹∼ 붕장어에 氣가 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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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고 떠나요! 신토불이 맛기행]<10·끝>금빛열차-장항선과 서해 별미

서해금빛열차 온돌마루실 내부. 차창 밖을 보면서 편안하게 눕거나 앉은 채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위 사진). 충남 서해안 
지역에선 붕장어(일명 아나고) 전골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홍성=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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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금빛열차 온돌마루실 내부. 차창 밖을 보면서 편안하게 눕거나 앉은 채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위 사진). 충남 서해안 지역에선 붕장어(일명 아나고) 전골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홍성=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코레일 제공
코레일(사장 최연혜)이 개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6개 관광열차는 ‘다그보스(DAGVOS)’라고 불리기도 한다. 열차 여행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부르기 쉽게 붙인 이름이다. ‘다그보스’는 DMZ, Arirang, Gold, Valley, O, S-trai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대부분 경관을 감상하는 열차다.

이 중 여름철이라면 해수욕장이 많은 서해안권(충남 온양온천∼예산∼홍성∼광천∼대천∼장항역∼전북 군산∼익산)을 오가는 서해금빛열차(G-Train)에 몸을 실어 보는 건 어떨까.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서해안의 이미지를 반영한 서해금빛열차는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장항선을 따라 아산온천, 예산 수덕사, 홍성 남당항, 대천해수욕장, 서천 국립생태원, 군산 근대문화유산거리, 익산 보석박물관 등 서해 7개 지역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찾아간다.

화룡점정은 세계 최초로 열차에 도입한 온돌마루와 족욕 카페다. 1량 전체를 따뜻한 온돌에서 오순도순 둘러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고, 편안하게 다리를 뻗고 누워서 갈 수도 있는 곳으로 꾸몄다. 족욕 카페는 달리는 열차 안에서 차를 마시며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서해안 여행을 꼭 금빛열차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 오가는 새마을, 무궁화호 열차가 평균 한 시간 간격으로 하루 14편(오전 5시 35분∼오후 8시 35분) 운행된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아니면 혼자라도 좋다. 불현듯 아무 곳에나 내려 대중교통 또는 렌터카를 이용하든, 아니면 조금만 걸어도 열차 타고 맛보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서해로 가는 열차는 내리는 역마다 그 지역 특색에 맞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그중 예산과 홍성, 보령, 서천 등 이른바 ‘내포(內浦)’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 먹을거리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내포는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깊게 들어와 생긴 포구를 일컫는 말. 넓은 갯벌에 플랑크톤이 풍부해 어족 산란장으로 제격이다.

8, 9월 서해안은 일명 ‘아나고’라고 불리는 붕장어 천국이다. 도회지에서는 소금 또는 양념구이로 먹지만 ‘본고장’인 홍성과 보령, 서천 일대에서는 전골을 더 쳐준다. 살아 있는 붕장어를 손질한 뒤 제철 깻잎, 감자, 호박과 함께 고추장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탕으로 끓여 낸다. 씹는 맛이 부드럽고 어향(魚香)이 국물에 진하게 배어 있는 게 일품이다.

‘국내 유기농의 발원지’라 불리는 홍성군 홍동면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유기농 농산물을 농협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천역(보령시)에서 시내버스로 15분이면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대천해수욕장에 닿는다. 청정 갯벌에서 채취되는 바지락으로 끓여낸 칼국수도 좋지만, 밴댕이로 졸이거나 끓여낸 밴댕이찌개를 찾아보자. 파는 곳이 몇 군데 안 되지만 자웅을 겨룰 수 없으니 실패할 일은 없다.

보령=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기차#장항선#g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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