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퍼거슨市… 비상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2일 03시 00분


美 흑인청년 사망 1주기 폭력사태… 브라운의 친구 경찰 총에 맞아 중태
경찰-가족 주장 엇갈려… 시위 확산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1주기(9일) 행사가 폭력으로 얼룩지며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9일 오전까지 평화롭던 시위는 브라운의 친구인 흑인 청년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가 시위 도중 경찰의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면서 폭력으로 번졌다. 경찰 3명을 포함해 6명이 다쳤고 시위대 6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는 10일 퇴근 시간대에 퍼거슨 시를 관통하는 70번 고속도로의 양쪽 차도를 막아서며 “(흑인이 차별받는) 퍼거슨은 미 전역에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30여 분 만에 별다른 충돌 없이 시위는 끝났고 11일 오전까지 ‘긴장감이 흐르는 평온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앤드 디스패치가 전했다. 지난해 소요 사태 당시 큰 피해를 본 이 지역 한인들은 아직까지는 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주미 한국대사관 측은 파악하고 있다. 시위대는 브라운 추모 기간(9∼15일)에 계속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퍼거슨 시를 관할하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스티브 스텡어는 10일 “최근의 폭력은 지난해 퍼거슨 사태를 겪은 뒤 피곤함도 잊고 새롭게 도시를 세우려던 지역 공동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즉각 퍼거슨 시 통제에 들어갔다.

해리스가 총에 맞은 경위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경찰은 “해리스가 먼저 경찰에게 총을 쐈다”고 밝혔고, 해리스 가족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가 총을 맞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퍼거슨 사태 후 경찰의 보디캠(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착용 의무화 등 가시적인 조치를 마련했던 미 연방정부는 폭력 사태에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다.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이날 “퍼거슨 지역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을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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