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아마이스터고 3학년인 유태균 군(18)은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인 올 7월 오티에스라는 벤처기업에 취업을 확정지었다. 유 군은 여름방학 한 달간 인턴으로 일했고 이달 말 정규직원으로서의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유 군은 한국전자파연구소에 합격한 친구 김민철 군(18)과 함께 ‘비즈쿨’이라는 창업동아리 활동을 했다. 특히 SK그룹이 지원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유성구 중앙로의 대전센터 제2분소를 찾아가 아이디어만 있던 노트북 쿨러 등 여러 발명품의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또 SK그룹과 대전센터 직원들로부터 알토란같은 조언도 들었다. 이 덕분에 호서대가 주최한 ‘장영실 창업발명경진대회’ 대상도 받았다. ○ 맞춤형 인재 발굴해 기업과 매칭
SK그룹은 5월 동아마이스터고와 ‘기업맞춤형 전문인력 확보 및 채용 협약(MOU)’을 체결했다. 대전지역에 많은 벤처기업이 설립되고 또 창의적인 인재를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에 착안한 청년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이 학교 학생들이 벤처에만 취업하는 것은 아니다. 3학년은 물론이고 2학년 중에서도 이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전기 등 대기업 입사가 확정된 학생이 꽤 있다. 김민구 동아마이스터고 교사는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이 많은데 SK그룹과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특성화고 졸업생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는 동시에 중소 벤처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2012년부터 산학연계 채용 프로그램인 ‘사회맞춤형학과’를 10개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 주로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들을 대상으로 기업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한 뒤 졸업 후 입사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LG그룹은 7월 이 프로그램을 전기·전자, 기계·자동차부품 분야로 확대하고, 운영 대학도 전국 4년제 대학 및 전문대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열사별로는 LG전자가 내년 고려대에 전기·전자, 기계 분야 중심의 사회맞춤형 학과인 ‘스마트융합학과’를 신설키로 했다. 학부생(3학년 1학기 이상) 때 선발한 학생들에게 철저히 LG 맞춤형 과목 이수를 주문하고 석사까지 마치면 LG전자가 채용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매년 10명 안팎을 이 과정을 통해 입사시킬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6일 강릉영동대 동서울대 명지전문대 청강문화산업대 등 전국 25개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었다. 대부분은 2, 3년제 대학이다. 학교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기업은 우수 학생들에게 서류전형 면제 등의 혜택을 주는 게 핵심이다. ○ 다음 달 첫선 보일 디딤돌 프로젝트
삼성그룹과 SK그룹은 8월 발표한 ‘고용디딤돌’ 프로젝트를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다. 고용 인원은 두 그룹을 합쳐 3000명 수준에서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측은 고용디딤돌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일자리가 내년과 후년 각각 1만 개씩 추가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디딤돌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품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 뒤 우수 협력업체들에 대한 인턴 및 취업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다. 현재까지 고용노동부에 참여 의사를 밝힌 민간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KT, 두산, 카카오, 동부 등 11곳이다. 포스코 CJ 한진 효성 등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공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참여키로 했다.
삼성그룹은 향후 2년간 고용디딤돌을 통해 청년 3000명을 선발한다. 삼성에서 제공하는 직무교육과 협력업체 인턴 기간에 청년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월 150만 원)도 모두 삼성이 부담한다. 삼성은 특히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거쳐 협력사에 4년 이상 근무할 경우 삼성 계열사의 경력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SK그룹은 그룹 계열사와 협력업체, 대전 및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고용디딤돌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업 모집을 최근 완료했다. 300여 개 중소 및 벤처기업이 1000여 명을 뽑기로 했다. SK그룹은 같은 방식으로 6개월마다 1000명씩, 2년간 40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 해외동포까지 따뜻한 손길 12일만에 50억 기부금 돌파 ▼
동참 줄잇는 청년희망펀드
청년 일자리 사업 지원을 위해 마련된 청년희망펀드의 누적 기부금액이 50억 원을 돌파했다.
1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3일까지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의 누적 기부금액은 총 52억9847만 원, 누적 기부건수는 6만514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 첫선을 보인 청년희망펀드는 이달 8일(50억1273만 원) 12영업일 만에 50억 원을 돌파했다.
청년희망펀드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박 대통령은 청년희망펀드에 1호로 가입하면서 일시금으로 2000만 원을 내고 매달 월급의 20%(340만 원)를 퇴임할 때까지 기부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의 취지에 금융권이 가장 먼저 동참했다. 고용 확대를 위해 연봉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던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그룹 경영진은 연봉 자진 반납분의 50%를 매달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후 사회 각계각층에서 청년희망펀드 참여 물결이 이어졌다. 동아일보를 62년간 구독해온 고령의 독자는 청년희망펀드와 관련된 본보 기사를 보고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최근에는 해외 동포들까지 따듯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14일 미국 뉴욕에서 미국 교민과 함께하는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기부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교민 대표는 “많은 현지 교민이 이민 초기 어려웠던 시기를 되돌아보면서 한국의 청년실업 해소 노력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부를 계기로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과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의 오공태 단장도 신한은행에서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며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민단 전체가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년희망펀드 기부금은 펀드를 운용하는 청년희망재단의 청년 일자리 사업 지원에 쓰인다. 정부는 이달 말 청년희망재단을 설립하고 재단 내에 청년희망아카데미를 만들어 각종 청년 일자리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정확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직업훈련, 교육, 멘토링은 물론이고 실제 취업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 기부자는 기부한 금액의 15%(3000만 원 초과는 25%)에 대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기업 수협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은행 등 13개 은행의 지점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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