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5주년인 23일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 우리 측 서북도서 해역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40분 동안 K-9 자주포 300여 발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쐈다. 전날 ‘응징보복’을 거론하며 위협했던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
군 관계자는 “해상사격훈련은 통상적인 연례 훈련”이라며 “북한군이 도발하면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5주년을 맞는 상징성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 훈련에는 K-9 자주포뿐만 아니라 사거리 23∼36km인 130mm 다연장로켓 ‘구룡’과 사거리 25km인 ‘스파이크 미사일’도 동원할 예정이었지만 기상여건이 나빠 사거리 40km인 K-9 자주포만 동원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도발 5주년 행사’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우리 영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낸 연평부대 장병 모두가 국민들의 영웅”이라며 “앞으로도 완벽한 군사대비 태세를 확립해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흔들림 없이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철통같은 안보태세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고, 올바른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토대”라고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도 “정부와 군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평화가 위협받지 않도록 강력한 방위역량을 갖춰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평도 부근 방어력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최근 우리 군에 서북도서 지역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 다연장로켓 전력 증강을 강조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은 내년부터 주둔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더라도 다연장로켓 전력을 운용하는 제2보병사단 210화력여단은 전방인 경기 동두천에서 빼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연장로켓은 여러 개의 발사관이 하나의 포대를 구성하기 때문에 한 번의 공격으로 넓은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2014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5500여 문의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300mm 방사포를 처음 공개했다. 군 당국의 파악하고 있는 북한 300mm 방사포의 사거리는 140여 km로 천무의 사거리(80km)보다 약 1.8배 길다.
우리 군의 다연장로켓은 200여 문으로 북한 방사포 전력의 3.6% 수준. 그나마 우리 군의 차세대 다연장로켓 ‘천무’는 올해 하반기 들어서 전방지역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서북도서엔 내년에야 배치가 시작된다. 연평도 포격 5년이 지났지만 군의 전력 증강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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