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치료사 안동연 “30년 명상해 영능력-예지력-초능력 얻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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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학박사 안영배기자의 ‘도시의 異人 열전’] ① 이름치료사 안동연 박사

《똑같은 하늘 아래서 숨쉬고 먹고 살아가면서도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인증하는 별난 생각과 튀는 행동으로 ‘별종’이니 ‘기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도시 속에서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가면서도 보통 같지 않은 삶을 사는이들도 있다.
속세인도 출가인도 아닌, 이른바 비승비속(非僧非俗)의 인물들이다. 평범하지만 도인 같기도 한 그런 인물들을 ‘이인(異人)’으로 명명하고, 그들의 내면을 살짝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들은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 》
이름은 소리와 글자의 주파수이며, 이름 주파수가 인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느냐 부정적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안동연 소장.
이름은 소리와 글자의 주파수이며, 이름 주파수가 인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느냐 부정적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하는 안동연 소장.
“잘 지은 이름은 보약보다 훨씬 좋다”

하루 19시간, 호흡을 통한 명상 수련을 했다. 들숨 30초, 날숨 30초를 지속적으로 하면 하루 종일 뇌파가 델타파(4Hz 범위 이하의 주파수) 상태가 돼 명상이 가능했다. 수련 장소도 동굴이나 암자 같은 격리된 공간이 아니었다. 책상머리에 앉아 서류 결재를 하는 등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몸은 저절로 호흡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비한 현상이 나타났다. 저승에서나 마주칠 법한 영(靈)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말까지 걸어왔다. 이른바 영통(靈通)의 단계였다. 이 정도면 세상에 나가 영능력자 대접을 받으며 우쭐거리며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욕심을 버렸다.

그랬더니 더 깊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과거와 미래의 모습이 보였다. 전세(前世)와 후세(後世)의 장면이 컬러TV 화면처럼 펼쳐져 무불통지(無不通知)의 경지에 오른 것 같았다. 예지력으로 돈 방석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참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그러나 또 버렸다.

그랬더니 더욱 깊은 단계로 들어갔다. 초능력이 찾아왔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동남풍을 부르고, 전우치의 호풍환우(呼風喚雨) 같은 도술이 마냥 허황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호기심에 본인도 해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도술 같은 것을 부리면 자연계의 질서를 어지럽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직감했다. 그리고 명상을 멈추었다.

30년간 명상 호흡을 해온 안동연 박사(60ㆍ두원네임컨설팅연구소장)의 수련기다. 그에 대한 소문은 15년 전부터 듣고 있던 터였다. 당시 국내 최대 수련단체 중 하나를 이끌고 있던 한 명상 지도자가 공사석에서 그를 ‘사백(師伯)’으로 대접할 만큼 내공이 깊다고 했다.

그런 그가 최근 느닷없이 ‘이름치료사’란 명함을 들고 나타났다. 시쳇말로 사람의 이름을 풀이하는 성명학(姓名學)이라는 술수를 들고 작명가로 등장한 것이다. 동양에는 사주명리학, 풍수지리학, 관상학 등 여러 술학이 있다. 그런데 성명학은 그 이론 체계가 간단하고 도식적이어서 역술계에서도 별로 대접을 해주지 않는 분야다.

그의 수련 이력을 볼 때도 성명학은 무언가 격에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세상에 드러나 있는 그의 사회 이력을 봐서도 그렇다. 1970년대 경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경찰대학 교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기법개발실장, 행정자치부 국가재난관리시스템기획단 총괄조정반 등에서 근무한 공직자 출신인 데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명함을 받아 들고 ‘도대체 왜?’하고 뜨악해하는 기자의 표정을 읽은 듯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무한한 능력을 가진 존재이면서 동시에 우주와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존재이기도 해요.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하늘로부터 운명(運命)이란 게 주어지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터의 기운을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런 걸 연구하는 학문이 사주학이고 풍수학 아닙니까. 이건 우리가 바꾸려고 하거나 어찌 해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에요. 그러나 이름은 다릅니다. 이건 내 의지로 스스로 바꿔볼 수 있는 인간의 영역이에요. 그리고 이름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안 소장은 이름의 중요성을 명상 수련을 통해 체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7년 전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를 화두로 삼아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바꿔 불러보았다. 그랬더니 몸 상태가 확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여러 개의 이름을 불렀더니 그때마다 몸의 반응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풀어보기 위해 본격적으로 이름 연구에 나섰다. 그런데 이름법과 관련한 50여 권의 서적을 훑어보고, 국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작명가들을 만나 궁금증을 물어봐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대부분 중국 송나라 때 만든 이론에 기댄 작명법에 따라 좋은 이름과 나쁜 이름을 구별할 뿐,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지 못하는 게 답답했다. 무엇보다도 이름의 힘이 사람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데도 옛날 이론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작명을 한다는 현실이 한심스럽기까지 했다.

안 소장은 스스로 과학적 탐색에 나서기로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김재수 KIST 명예교수가 이름의 에너지를 측정할 수 있는 각종 과학 장비를 준비해 줬다. FDA 승인을 거치고 의료기관에서도 쓰고 있는 생체정보(오라) 측정기를 비롯해 심장박동측정기, 뇌파측정기, 항산화역량측정기, 혈압계 등의 의료 장비가 모두 들어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의 소리 에너지가 심장 박동과 뇌파, 체온, 장기 등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장비들이었다. 측정 방법과 해석에 대해서는 파나톡스통합뇌센터 정윤수 원장, 장신대 자연치유대학원 이영좌 외래교수, 전 전주대 대체의학대학원장 오홍근 교수, 도연한의원 이상건 박사 등에게 자문했다. 측정 결과는 놀라웠다.

“지금까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름은 우리 심장과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이름을 부르고 듣다 보면 불안정하던 심장 박동이 안정적인 상태로 바뀌고, 뇌파의 불균형 상태가 바로 잡히면서 인체 에너지를 전반적으로 안정시키는 동시에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효과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결국 운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명 전과 후에 나타난 인체 에너지 변화를 주시하며 수만 건의 데이터를 직접 측정하고 분석하면서 ‘이름의 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안 소장은 그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2년과 2013년, 이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논문을 한국정신과학학회 학술지에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논문은 한글과 한자의 획수에 따른 이름값과 기계로 측정한 오행(五行)활성도, 몸의 에너지 균형, 뇌파 심장 같은 생체 정보 등을 모두 점수로 표준화해 바로 검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기존의 작명 이론에 따라 이름을 짓던 작명가나 역술가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지만 과학적 검증이라는 잣대 앞에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2013년 11월에는 그의 논문이 중국에까지 알려져 중국벤처기업협회 초청으로 베이징에서 학술 발표를 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그간의 논문과 최신 연구 자료를 엮어 ‘과학과 의학으로 밝혀 본 이름의 힘’이란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잘 지은 이름은 보약 이상이에요. 좋은 이름을 자꾸 불러주면 침이나 약보다 효과가 빠릅니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름을 그동안 검증 없이 만들어 썼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죠. 나쁜 이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좋은 이름을 찾는 치료법을 널리 알림으로써 건강과 행복을 찾게 해주는 일이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답해야 할 ‘밥값’이 아닌가 합니다.”
안 소장은 그래서 작명가라는 표현 대신 이름치료사란 간판을 내걸고 있다고 한다. 그는 요즘 책이 시중에 소개된 이후 여러 단체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두는 곳이 여성 단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갖고 있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바로잡는 ‘계몽 운동’을 하기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출생 시간의 기운이 아이의 운명을 바꾼다고 믿고,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데도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제가 수행 중 체험한 바에 의하면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가 수정을 하면 아이의 운명, 즉 사주팔자란 게 이미 정해지는 거예요. 그 후에는 태아가 엄마의 뱃속에서 어떤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태어나는 순간의 시간 기운을 받겠다고 인위적으로 손을 대는 것은 잘못된 믿음입니다. 운명적 시간을 인간이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가 많지만 소리 에너지인 이름을 좋게 만들어서 자꾸 불러주는 게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고 과학적입니다.”

안 소장은 21세기는 인간의 의식세계가 비약적으로 진화하는 세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세상에 선보이고 있는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은 그 전조적 현상이라는 것. 또한 10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성명학도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여과되고 검증돼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웨어러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이 대중화하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이 좋은지 나쁜지를 손목 등에 부착한 측정기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므로 엉터리 작명법이 발붙일 여지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상을 통해 얻은 지혜를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그는 분명 도시의 이인이라고 할 만하다.

안영배 전문기자 ojong@donga.com·풍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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