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사업 실패 후 신용불량자가 된 김모 씨는 매일 술에 의존해 살았다. 기초생활수급으로 생활하던 김 씨는 최근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집 근처 고용복지센터를 방문했다. 센터는 상담을 통해 김 씨의 의욕을 고취하고 알코올의존중 치료도 알선해줬다. 김 씨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요리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기관도 소개해줬다.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김 씨는 지금 요리사로 취업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전국 각지에 설립하고 있는 고용복지센터는 일자리와 복지를 한곳에 결합한 공공 서비스 모델이다. 주민센터 고용센터 등에서 분산돼 제공하던 고용·복지 서비스를 ‘일자리를 통한 복지’라는 목표 아래 한곳에 모아서 제공하는 게 특징. 지난해 10곳에 이어 올해엔 30곳이 설치됐고 2017년까지 전국에 총 100곳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고용복지센터는 김 씨 같은 빈곤생활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정부 지원금에만 의존하던 생활에서 벗어나 일자리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센터를 통한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9.7%나 증가했고 대출 등 서민금융 서비스까지 결합하면서 지난해 4점이었던 국민 만족도(5점 만점)가 올해는 4.22점까지 상승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동차부품업체에 취직한 이모 씨는 “앞니 4개가 빠졌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면접을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고용복지센터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컴퓨터 교육도 시켜줘 취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사무직으로 근무 중인 우모 씨(33)는 두 번이나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가까스로 세 번째 임신에 성공한 뒤 출산했지만 이번엔 육아휴직이 문제였다.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육아휴직을 쓴다는 건 ‘사치’로 여겨졌기 때문. 다행히 사장의 배려와 정부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통해 하루 3시간 일찍 퇴근해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된 것. 우 씨는 “중소기업에서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윈윈인 제도”라고 말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우 씨 같은 근로자들이 경력을 단절하지 않고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는 신청이 가능하고, 육아휴직을 쓰지 않는다면 최대 1년까지 가능하다. 휴직 기간에 통상 임금의 60%에 해당하는 임금을 정부가 지원하고 사업주에게도 1인당 30만 원(대기업은 20만 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을 발의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성가족부도 경력단절 여성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경단녀 취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3곳을 추가로 지정해 150곳으로 늘리고 인턴십 대상 인원을 올해보다 1000명 늘린 5680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독일과 스위스식 도제훈련 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한 일학습병행제도 최근 현장에 정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기계공고는 올해 3월부터 기계(사출금형) 분야 일학습병행제를 운영 중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2학년부터 한 주에 사흘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이틀은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받는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은 “목표 없이 대학에 가는 것보다 나만의 꿈을 키우면서 전문 기술자가 되는 길을 걷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4000개를 목표로 일학습병행 기업을 모집했지만 6789곳이나 신청하는 바람에 계획보다 약 30% 늘려 5199곳을 선정했다. 현재 2055개 기업에서 8844명이 학습근로자로 채용돼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인천기계공고 같은 산학일체형도제학교도 올해 9곳에 이어 내년에는 60곳으로 늘어나고 2017년에는 공업계 특성화고교 전체(203곳)로 확대된다. 또 고교와 전문대를 통합한 ‘유니테크 과정’도 16곳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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