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혁신-수출로 ‘경영 모범생’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03시 00분


[공공기관 혁신DNA 심는다]2015년 경영평가 A등급 농수산식품유통公

지난해 5월 홍콩에서 열린 홍콩식품박람회에 23개 국내 업체가 참가했다. aT는 해외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 국내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했다. 한국인 모델이 외국인들에게 만두를 선보이고 있다. aT 제공
지난해 5월 홍콩에서 열린 홍콩식품박람회에 23개 국내 업체가 참가했다. aT는 해외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 국내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했다. 한국인 모델이 외국인들에게 만두를 선보이고 있다. aT 제공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정부의 방만 경영 관리 대상 공공기관 중 하나였다. 그러던 aT가 지난해에 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우수 등급인 A를 받았다. 농산물 유통구조를 간소화하고 해외 수출 길을 트는 데 주력한 성과가 2014년부터 나오면서 경영실적까지 개선된 것이다.

aT가 특히 혁신에 신경을 쓴 부분은 ‘유통’이다. 우선 복잡한 유통 경로를 줄여 농산물의 가격을 낮추고 상품을 신선한 상태로 가정까지 전달하는 게 과제였다. 국내 농가들은 대부분 농산품의 판로를 직접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농산물 유통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져 농산물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aT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투 트랙’으로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2013년에 지방 농가의 농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직매장 32개를 전국에 개설했고 2014년에는 이 직매장을 71개로 늘렸다.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직거래 시스템(POS-Mall)도 구축했다.

이런 시도들이 처음부터 모든 농가의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다. aT 관계자는 “농산물을 가정에 바로 판다는 개념이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시작할 때만 해도 나이 드신 농민들이 많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력이 빛을 발해 국내 농산물 직거래가 점차 활성화됐다. 2012년 1조 원 남짓했던 aT의 농산물 사이버거래소 매출액은 2014년에 갑절인 2조 원으로 늘었다.

동시에 aT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지 유통망만 확보되면 우수한 한국 농산물이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aT는 2014년 10월에 세계 최대 온라인 업체인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알리바바 사이트에 한국 식품 전용관을 만들어 국내 24개 업체의 872개 품목이 이곳에서 판매될 수 있게 했다. 국내 업체들은 알리바바 한국 식품 판촉전이 열린 지난달 27일 하루 18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이뤄진 농산물 유통 혁신은 곧 실적으로 나타났다. 2011년 6조6226억 원(54억 달러)이던 농림축산식품 수출은 지난해 7조4810억 원(61억 달러)으로 늘었다. 농산물 수출 호조에 힘입어 aT의 연간 매출액도 2010년 2177억 원에서 지난해 3150억 원으로 뛰었다. aT 관계자는 “우리 농산물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앞으로 중국뿐 아니라 해외 여러 곳으로 수출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유통#수출#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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