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레시피] 혼잡한 도로를 탈출하라, '러시아워'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2월 29일 20시 41분


최근 교육 및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퇴근길 정체만큼 뭉친 두뇌를 풀어주자

출근길 만원 버스, 주말 저녁의 거리, 명절날 고속도로. 상상만 해도 혼잡하고 복잡한 장면이 연상된다.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노라면 '어서 이 곳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상을 게임으로 구현해 낸 작품이 있다. 보드게임 '러시아워'가 그것이다. 이 게임은 혼잡한 출근길을 배경으로 한 퍼즐 게임이다. 게임의 목적은 빨간색 자동차를 게임판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빨간색 자동차의 앞과 옆은 다른 차들이 잔뜩 가로막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이 빨간색 자동차를 구출할 수 있을까?

게임 구성물은 6X6 칸으로 이루어진 게임판, 게임판을 채울 자동차들, 문제 카드 40장 등이다. 문제 카드는 초급부터 전문가급 등 다양한 난이도로 이루어져 있다. 게임 준비는 간단하다. 카드 1장을 선택하고, 카드 그림대로 자동차를 놓으면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 차례다. 게임판 오른쪽에는 자동차가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가 있다. 플레이어들은 빨간색 자동차를 이 곳으로 빼내야 한다. 어지럽게 놓인 자동차들을 이리저리 움직여 빨간색 자동차가 나갈 공간을 확보하면 된다.

단, 게임판에 놓인 자동차들은 모두 앞뒤로만 움직일 수 있다(전진과 후진만 가능하다). 가로막은 차를 뛰어넘을 수도 없다. 자동차들을 움직여서 빨간색 자동차를 밖으로 내보내면 성공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일상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만큼, 러시아워는 친숙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이런 퍼즐은 플래시 게임이나 스마트폰 앱으로도 많이 나와 있다. 이와 비슷한 게임이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기도 했다.


게임을 처음 해보는 플레이어라면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들을 다 옮겨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문제풀이 방식은 초반 몇 단계에서만 통한다.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면 단순하게 자동차를 움직여서 풀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몇 수 앞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그리고, 여러 번의 시행 착오를 이겨내야 한다. 퍼즐을 풀 때까지 계속 새로운 방식으로 차를 움직이고, 그 움직임들을 기억하며 퍼즐이 풀리는 경로를 발견해야 한다.

만약 무슨 차부터 움직여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면, '빨간색 차가 출구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첫 번째 차는 어떤 차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차가 어떻게 움직이면 길을 양보해줄 수 있을까?'를 차근차근 고민하다 보면 문제가 풀릴 것이다. 그렇게 해서 빨간 자동차가 무사히 빠져나가면,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장인의 숨결이 살아있는 퍼즐 게임

러시아워의 문제 카드 40개는 탁월하게 구성됐다. 퍼즐이 점점 어려워지는 단계 설정도 뛰어나지만, 각 문제에 특별한 함정이나 트릭이 있다. 문제에 따라 해법이 달라지고, 점점 다양한 트릭이 조합된 문제들이 등장한다. 과연 이러한 문제는 누가 생각했을까?


러시아워의 퍼즐 디자인을 한 사람은 일본의 노부 요시가하라다. 그는 현대 퍼즐 산업에 큰 공헌을 한 퍼즐 장인이다. 얽혀 있는 금속 고리를 푸는 '캐스트 퍼즐'을 창안했으며, 레벨 5(콘솔게임회사)의 대표 IP 중 하나인 '레이튼 교수' 시리즈에 나오는 퍼즐을 감수하기도 했다. 국제 퍼즐 디자인 대회는 그의 이름을 딴 '노부 요시하가라 퍼즐 디자인 대회'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러시아워는 그 인기만큼 다양한 시리즈로 출시됐다. 러시아워 2, 3, 4, 러시아워 딜럭스, 러시아워 사파리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더 예쁜 자동차와 더 쉬운 문제를 수록한 '러시아워 주니어'도 따로 있다.


러시아워는 혼자서도 즐길 수 있으며, 공간지각능력과 논리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자동차를 움직이며 퍼즐을 푸는 게임은 미취학 어린이들에게도 흥미를 일으킬 만하다. 물론, 러시아워에 수록된 퍼즐은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만큼 어른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다채로운 문제 카드가 이 게임의 매력이다. 초반 문제를 넘기면, 퍼즐의 장인 노부 요시하가라와의 본격적인 두뇌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박지원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