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을 가족레저 메카로 싹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공공기관 혁신DNA 심는다]공기업 만족도 1위 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는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도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경기 과천시 렛츠런 파크(경마장)에서 내방객이 식사를 하며 경마를 즐기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는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도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경기 과천시 렛츠런 파크(경마장)에서 내방객이 식사를 하며 경마를 즐기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는 한때 ‘신이 숨겨 둔 직장’, ‘철밥통’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하지만 2013년 12월 현명관 회장 부임 후 ‘말(馬) 빼고는 모든 것을 바꾼다’는 철저한 체질 개선을 거쳐 새롭게 변모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177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평가한 ‘만족도 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S’를 받았다. 공기업 가운데 1위였다. 또 3년 연속 부패방지시책평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런 평가가 나오게 된 배경으로는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가 우선 꼽힌다. 마사회는 공기업 최초로 전 직원 대상 ‘성과연봉제’를 시행했다. ‘직원 드래프트제도’도 도입해 전면 실시하고 있다.

‘성과연봉제’는 지난해 간부직을 대상으로 시행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전 직급에 대한 연봉 등급을 전면 폐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임금 인상을 누적식으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1, 2급 직원은 성과 연봉이 최대 3배까지 벌어지며 3급 직원은 2배, 4급은 1.4배, 5급은 1.3배까지 격차가 난다. 기존의 연공서열에 따른 수당은 과감히 축소하고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전환했다. 정부 차원에서 올해부터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마사회가 선두 주자가 된 것이다.

직원 드래프트제는 스포츠 종목에서 선수를 선발하듯 조직 내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지명해 조직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제도 역시 지난해 간부급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 이어 올 초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실력이 출중해 여러 팀에서 지명을 받을 경우 본인의 희망을 우선 반영해 배치한다.

마사회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의 생산성은 민간 기업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마사회는 다르다. 뼈를 깎는 개혁을 통해 가치와 성과가 중심이 되는 조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직의 혁신은 성과의 극대화로 연결되고 있다. 마사회는 ‘렛츠런 파크’라는 신규 기업 브랜드를 도입해 경마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경마장이 건전한 가족형 레저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했다.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마사회는 그동안 미흡한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최근에는 경마장 개장 시간에 임직원이 백화점처럼 고객에게 단체 인사를 하고 식음류 판매장 시설도 쾌적하게 바꿔 고객들의 호평을 듣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장외발매소는 인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과천의 렛츠런 파크는 말을 테마로 하는 놀이공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달라진 한국마사회라는 말은 거저 나온 게 아니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마장#한국마사회#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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