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스마트 물관리로 농촌 가뭄 극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공공기관 혁신 DNA 심는다]他기관과 공동 대응하는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본사에 있는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 상황실의 모습.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농어촌공사는 전국에 있는 약 1600개 저수지의 저수율에 따른 가뭄 위기 단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국농어촌공사 본사에 있는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 상황실의 모습.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농어촌공사는 전국에 있는 약 1600개 저수지의 저수율에 따른 가뭄 위기 단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지난해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대성동 마을에 큰 가뭄이 닥쳤다. 6∼8월 강수량은 최근 30년 평균의 55%에 불과했다. 강수량이 부족한 데다 임진강 상류에 북한이 지은 황강댐의 영향으로 대성동 마을이 있는 하류는 메말라 갔다. 서해에서 임진강으로 유입되는 바닷물이 희석되지 못하는 바람에 염도도 증가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파주시, 군과 함께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용수 사정이 나은 양수장의 물을 간이 송수관로를 설치해 끌어오는 방법으로 대성동 마을에 용수를 공급했다. 덕분에 370ha의 논에 모내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저수지와 양수장을 잘 관리해 농촌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2014년에 이어 2015년까지 가뭄이 이어지면서 이 역할은 특히 중요해졌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부터 가뭄 극복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정비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적극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4대강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국 저수지의 수량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의 활용도도 점차 넓히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타 기관과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일이 적었는데 작년부터 가뭄 극복을 위해 공동 대처하는 사례가 늘어났다”고 말한다.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4대강 이포보에 저장된 물을 임시 관로로 끌어와 경기 양평군 어은저수지에 물을 댄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농어촌공사는 아예 4대강을 활용해 근본적인 가뭄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3월부터 금강 공주보부터 예당저수지까지 31km, 낙동강 상주보에서 덕가저수지까지 17km의 수로를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가뭄이 발생하면 수로를 열어 저수지에 물을 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4년 9월 농어촌공사가 전남 나주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구축한 스마트 물 관리 시스템도 가뭄 예방 및 피해 대처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농어촌공사는 전국의 약 1600개 저수지의 저수율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현 저수율의 평년 저수율 대비 비율에 따라 가뭄 위기 단계를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누게 된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전에는 가뭄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데 1주일 정도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만에 대응이 가능해졌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한국농어촌공사#스마트#물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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