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에 수도미생물약품으로 출발한 녹십자는 백신 제조회사로 기반을 닦아 왔다. 창립 50주년(2017년)을 한 해 앞둔 지금, 녹십자는 바이오의약품 혁신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녹십자는 글로벌 제약사로 진화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에 서 있다”라고 강조했다.
녹십자는 4개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바이오 신약인 ‘GC1102’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간이식 환자의 간염 재발을 예방하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 신약 후보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GC1102는 만성간염 치료로 적용 질병을 늘리기 위해 따로 연구를 진행 중이며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와 있다.
상용화가 가장 가까운 것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을 개선한 바이오베터(바이오 신약보다 더 효과가 좋은 바이오시밀러를 가리키는 용어)로 개발 중인 MGAH22다. MGAH22는 미국 제약사인 마크로제닉스와 공동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녹십자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개발 중인 대장암 치료제의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녹십자의 주력 분야 중 하나인 혈액제제와 이 신약들은 기술적 연관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신약의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혈액제제는 몸속의 혈액 성분들을 분리해 치료제로 만드는 것이다. GC1102가 바로 녹십자의 대표적 치료제 중 하나인 혈액제제 헤파빅을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 중인 신약이다.
혈액제제 분야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다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돼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높다. 바꿔 말하면 시장에 진입하기만 하면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녹십자는 이 혈액제제의 사업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4년 캐나다에 현지 법인을 세웠고 지금은 혈액제제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이 2019년 가동되면 북미 시장에서 녹십자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녹십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면역력을 높여 주는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백신은 과거에는 국산화 자체가 목표였지만 지금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바뀌었다. 독감 백신을 처음 수출한 2010년의 수출 규모는 550만 달러(약 64억 원)였지만 지난해에는 9배에 육박하는 4800만 달러(약 562억 원)로 크게 늘었다. 백신 수출의 호조로 녹십자 해외 매출이 전년보다 27% 늘었고 그 결과 1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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