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강국의 길/셀트리온]‘램시마 대박’ 한국 바이오 의약품 개척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7일 03시 00분


“10년내 연매출 10조 세계 10대기업 목표”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이 국산 1호 바이오시밀러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의 미국 FDA 승인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이 국산 1호 바이오시밀러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의 미국 FDA 승인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셀트리온은 황무지나 다름없던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산업을 단숨에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성과도 쏟아지고 있다. 올해 4월 초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국내 제약업체가 만든 바이오 의약품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최초로 진출한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바이오 의약품은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램시마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그동안 미국 의료계는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질환에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존슨앤드존슨)를 처방해왔다. 앞으로는 이 약품과 치료 효과가 같지만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램시마의 구매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게 셀트리온의 예상이다. 램시마는 레미케이드보다 가격이 20∼30% 싸다. 이 분야 치료제의 미국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이른다. 램시마는 2015년 2월 유럽에서 처방이 시작된 이후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51)은 “바이오 시장도 일반 제약 시장과 마찬가지로 첫 바이오 복제약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셀트리온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시장 선점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10년 내에 연매출 10조 원을 올리는 세계 10대 바이오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도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럽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림프종 치료제 ‘트룩시마’는 올해 안에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이미 허가를 받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는 올해 안에 유럽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다. 또 류머티즘 바이오시밀러 치료제(CT-P17)와 대장암 바이오시밀러 치료제(CT-P16)도 2018년 판매 허가 신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복제약이 아닌 바이오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종합인플루엔자 항체 치료제인 신약 ‘CT-P27’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항체 바이오 의약품과 화학 의약품을 결합한 유방암 치료제인 ‘CT-P26’은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바이오 의약품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최근 3251억 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의 셀트리온 1공장을 5만 L 증설하고 최대 12만 L 규모의 3공장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이 2019년 완공되면 세계적 바이오 의약품 업체인 독일 베링거잉겔하임(30만 L), 스위스 론자(28만 L)의 생산 규모를 뛰어넘는다.

김 사장은 “램시마의 판매가 시작되고 트룩시마나 허쥬마도 허가가 나면 셀트리온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 외에도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해 글로벌 바이오 업체로 우뚝 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바이오헬스#셀트리온#램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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