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G20 재무장관회의… 진리췬 총재 등 고위인사 접촉
국장급 자리 챙기기도 불투명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석연치 않은 휴직으로 한국이 AIIB 부총재국 지위를 잃게 된 상황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중국을 방문한다. 유 부총리가 꼬일 대로 꼬인 AIIB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기재부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23일부터 이틀간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를 비롯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은행 총재 등 중국 고위급 경제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내 일정 때문에 중국 체류 일정은 최소화할 방침”이라면서도 “짧은 일정이지만 양국의 현안과 관련해 심도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일정은 유 부총리와 진리췬 총재의 만남이다. 중국 측에선 ‘홍기택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총리가 지난달 말 AIIB 창립총회 때 AIIB 총재로부터 홍 부총재의 휴직 사실을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불똥은 중국에까지 튄 상황이다.
이에 유 부총리는 홍기택 파문에 대한 중국 측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으로 한국인의 AIIB 고위직 진출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총재 자리를 프랑스에 빼앗긴 데 이어 AIIB가 국장급 자리도 철저하게 성과 위주로 선정하겠다고 밝혀 한국인이 국장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유 부총리는 중국의 재정·통화당국 수장들과 양자 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한중 경제우호관계와 정경분리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 측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미 간에 사드 배치 협의가 진행되던 2월에도 중국 측 인사들을 만나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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