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국제자문단에 현오석 前부총리 선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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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국장엔 유재훈씨… 부총재 자리는 결국 내줄 듯

한국인 3명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고위직에 선임됐다. 하지만 한국은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맡았던 부총재 자리를 결국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전체 회원국 중 5번째로 많은 37억 달러(약 4조1000억 원)의 출자금을 내고도 부총재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66)이 AIIB 국제자문단 위원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국제자문단은 국제금융 분야의 명망 있는 인사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AIIB의 전략과 주요 이슈에 대해 자문한다.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55)은 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됐다. 회계감사국장은 AIIB의 재정 집행 계획을 수립하고 회계·재무보고서 작성과 내부 통제 등을 담당한다. AIIB의 인프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간자본과의 공동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민간투자 자문관에는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부사장(58)이 선임됐다.

홍기택 전 회장의 돌연한 휴직 이후 신설된 재무담당 부총재(CFO) 자리에는 프랑스 출신의 티에리 드 롱게마르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AIIB는 홍 전 회장이 맡았던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 자리를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대신 CFO직을 신설했다.

홍 전 회장은 올해 6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업은행 회장 시절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당국이 결정한 것으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했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뒤 AIIB에 6개월 휴직 신청을 내고 잠적했다.

한국은 결국 부총재직을 잃은 대신 국장급과 자문관 자리를 얻은 셈이다. 하지만 기존에 홍 전 회장이 맡았던 CRO가 AIIB의 투자 관련 사항을 결정하는 투자위원회 멤버로, 핵심적인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다. 정식 이사회 멤버가 아닌 자문관과 국장급 자리만으로는 한국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11월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를 열어 AIIB 등 국제기구에 보다 많은 한국인이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홍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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