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흡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성세대의 바람과 달리 중고등학생 10명 중 3, 4명은 흡연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이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본 나이는 12.7세, 매일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는 13.6세로 나타났다.
청소년 흡연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해롭다. 연령이 어릴수록 니코틴 의존도가 커져 금연이 어려워진다. 평생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7세 이하의 흡연 청소년 1600만 명을 조사한 결과 약 530만 명이 흡연으로 인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추정됐다. 흡연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만성폐쇄성폐질환, 관상동맥질환 위험성이 증가한다.
그런데도 내 아이가 몰래 담배를 피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부모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흡연자 부모 자녀들의 흡연 가능성이 비흡연자 부모 자녀의 약 3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니코틴 의존 증상이 부모에게 있을 경우 자녀의 니코틴 의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의 2배로 나타날 정도다. 따라서 부모부터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다음으로, 아이가 ‘왜’ 담배를 피우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호기심으로 △또래 집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 △어른처럼 보이기 위해서 등이다. 자녀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선 평소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하루 ‘5분’만이라도 자녀와 대화하는 습관을 가진다. 대화로 평소 신뢰를 쌓아야 감시하지 않고도 자녀가 담배 피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담배 피우는 것이 드러나도 바로 꾸짖으면 안 된다. 다른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대화가 잘 이뤄지는 타이밍에 차분히 흡연에 대해 묻는다. “왜 흡연을 하느냐”고 추궁하기보다는 “어떻게 된 일인지 엄마(아빠)에게 말해줄래?”라는 식으로 대답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학교 성적 스트레스도 청소년 흡연을 부추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학업 스트레스가 커 흡연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Yes, But’ 대화법을 권한다. 공부가 힘든 점을 충분히 공감해 준 후, 학업과 건강에 흡연이 좋지 않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한다. 당장 대화가 어려우면 편지를 쓰는 것도 좋다.
친구의 흡연 권유에 대응하는 방법을 자녀와 이야기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청소년들은 친구가 담배를 권할 때 또래 집단에서 배척될 것이 두려워 흡연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학교나 가정에서 ‘싫다고 말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친구의 흡연 권유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