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근거가 된 서울동부지법 광진구 존치 문제와 관련해 손지열 전 대법관(69·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03년 11월 추 대표에게 서울동부지법을 광진구에 존치시키겠다고 확답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추 대표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16대 국회의원 시절 손지열 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동부지법을 광진구에 존치해 달라고 요청해 존치 결정이 내려졌다”고 발언했다. 또 선거공보물에 손 처장과의 대화 사진과 ‘16대 국회 시 법원행정처장에게 동부지법을 존치하기로 약속을 받아낸 추미애 의원’이란 문구를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근 해당 기사를 쓴 기자도 조사했다.
과거 선거에서도 ‘덕담성 발언’을 확답 취지로 발표했다가 당선이 무효 된 사례가 있었다. 윤두환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08년 4월 총선에서 ‘정부에서 울산∼언양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약속받았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허위사실공표 행위에 대해서는 혐의가 입증되면 사안의 경중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기소를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박영선 더민주당 의원이 구로 지역 ‘모든’ 학교 학급의 학생 수가 25명을 넘지 않는다는 발언도 초중고 교 전부에 해당하지 않아 허위사실공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발한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도 합당한 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19억여 원의 재산을 5억여 원으로 축소 신고한 혐의로 고발된 염동열 의원 사건은 비서진에 일임한 부동산 소유 내용 신고 과정에서 지분을 중복 계산한 점에 대해 법원이 이미 과태료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두 번 처벌할 수 없어 기소하지 않았다.
야당이 편파 기소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야당 당선자의 수가 여당 의원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사전투표일에 국민의당 점퍼를 입고 부인과 함께 투표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도 좋다는 지역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랐다가 입건됐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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