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하는 핑거밴드 캠페인’ 현장
흡연 위험성-금연 방법 놀이로 체험… ‘금연 티셔츠’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
12일 오후 1시 경기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 2전시장 대회의실.
정일헌 씨(44·경기 부천시 중동)와 아들 화준 군(11), 딸 영유 양(9)은 열심히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주제는 ‘금연’. 이들은 각자 그린 그림을 프린팅해 ‘금연 티셔츠’를 만들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금연에 도전하는 아버지와 자녀들을 위한 ‘아빠와 함께하는 핑거밴드 캠페인-금연을 부탁해’ 행사(동아일보 주관)가 열렸다. 흡연이 개인은 물론이고 가족의 건강까지 위협할 뿐 아니라 자녀가 담배에 호기심을 가지는 기회를 준다는 점 등 흡연의 위험성과 금연 방법을 각종 놀이로 체험하는 행사다.
정 씨는 금연에 꼭 성공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 행사에 자녀들과 함께 참석했다. “올해로 20년째 담배를 피워 왔어요. 스트레스와 술자리가 이어지다 보니…. 오랜 기간의 습관을 버리기 참 힘들더라고요.”
그러자 영유 양은 “흡연을 하면 주위 사람들까지 간접적으로 좋지 않대요”라고 말했다. 아들 화준 군은 “밖에선 아빠가 담배를 피웠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앞으로 아빠가 신용카드로 물건을 산 기록을 봐서 담배를 샀는지 확인해 흡연을 막을 거예요”라며 웃었다.
이날 100여 명의 가족들은 금연의 의미를 담은 티셔츠 만들기, 흡연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상식 퀴즈 놀이, 금연 화살로 과자 맞히기 등을 하며 흡연의 위험성과 금연 방법을 체험했다.
금연상담 부스도 반응이 좋았다. 현장에서 금연 지도를 한 일산서구보건소 김기정 상담사(54)는 “다들 ‘내가 금연을 할 수 있을까’란 걱정부터 한다”며 “무작정 ‘인내를 가지고 끊어라’라고 말하기보다는 금연패치, 입이 심심할 때 참는 방법 등 실질적인 행동요령을 제시한다. 그러면 금연 확률이 2배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행사 중간 무대에서는 금연을 주제로 한 뮤지컬 ‘호기심 열차’가 공연됐다. 뮤지컬 시작에 앞서 진행자가 길쭉한 모양의 과자를 아이들에게 선물한 뒤 “아빠처럼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내라”고 하자 곳곳에서 웃음보가 터졌다. 하지만 사회자가 “아빠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 자녀가 노출되면 아이도 흡연자가 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설명하자 참가자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호기심 열차’에서는 한 어린이가 어떻게 담배에 호기심을 갖고 흡연을 하게 되는지의 과정이 나왔다. 화려한 조명, 유쾌한 연기로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주제가 아이들의 환호 속에서 그려졌다. 공연이 끝난 후 아이들은 “아빠 정말 담배 끊으세요”라고 외쳤다.
“아빠. 계속 담배 피우다가 아플까봐 정말 걱정돼요. 저도 손톱 물어뜯는 안 좋은 습관이 있는데…. 아빠, 저도 습관 고칠 테니, 아빠도 담배를 꼭 끊어주세요.”(강해인 양·성서초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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