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엘시티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영복 엘시티 회장(67·구속 기소)으로부터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에게 수천만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은 조만간 배 의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임관혁)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배 의원에게 “엘시티 사업이 잘 마무리되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로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후 이 회장과 배 의원 측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관련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해 앞서 4일 배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배 의원은 검찰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2월 배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5000만 원가량의 5만 원권 여러 묶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돈이 이 회장에게서 받은 것인지 출처를 배 의원에게 추궁하고 있다.
배 의원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가 될 수 있는 물품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압수수색 당일 배 의원 자택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조사해 그의 비서가 서예작품 한 점을 들고 급히 집을 빠져나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검찰이 배 의원의 비서를 추궁해 확보한 서예작품은 중국 유명 서예가가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은 2014년 9월 엘시티 시행사가 후원해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이 서예가의 전시회 직후 사라진 10여 점 가운데 하나였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작품을 선물한 것으로 보고 대가성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10일 오후 배 의원의 지인 2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배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정치 후원금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3일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은행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로 노무현 정부 시절 부산은행 부행장과 은행장을 역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