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가 주목한 中 화웨이 스마트폰, 삼성-애플 뛰어넘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18시 27분


“삼성 갤럭시S7은 0.46㎜, 애플 아이폰7 플러스는 1.35㎜ 튀어나와 있습니다.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P10의 카메라 높이는 0.0㎜입니다.”(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개막일인 27일(현지 시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 전시장은 하루종일 붐볐다. 신제품 P10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하드웨어 혁신이 정체기에 머물렀다는 모바일업계 목소리를 신경쓰지 않는 듯 화웨이는 외관 디자인과 색상에 집중했다. 전날 열린 P10 공개 행사에서 유 CEO는 “P10이 이룬 하드웨어적 혁신은 사용자에게 아주 강렬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웨이는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1, 2위 업체인 삼성과 애플을 물고 늘어졌다. 카메라 디자인뿐만이 아니었다. 배터리 사양, 통신 속도 등 각 사양을 소개할 때마다 어김없이 삼성, 애플과 비교한 화면을 도발적으로 무대에 올렸다.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이다.

P10에서 화웨이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색상이다. P10을 총 8가지 색상을 내놨다. 글로벌 색상 전문기업인 팬톤 색상연구소와 함께 개발했다. 스마트폰은 여느 전자제품에 비해 교체주기가 짧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름다운 하드웨어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팬톤 색상연구소는 “색은 자신을 가장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며 화웨이는 이런 소비자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는 화웨이가 처음 적용한 ‘하이퍼 다이아몬드 컷’이라는 외관 디자인이 큰 화제였다. 메탈을 미세하게 오돌토돌하게 깎아 지문과 흠집에 강하게 만든 특수기법이다. 손가락으로 P10을 잡으면 미세한 홈들이 마찰력을 높여 안정감이 들게 했다.

화웨이 전시장을 둘러본 국내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P10은 화웨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성공 시대를 여는 첫 제품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전작 P9, P9플러스는 화웨이 프리미엄폰 중 처음으로 글로벌 출하량 1000만 대를 넘었다.

화웨이 외에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글로벌 시장의 주인공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톱10’ 중 삼성(1위) 애플(2위) LG(8위)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 기업들이다. ‘중국의 약진’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지만 올해 MWC에서 중국 기업들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까지 치고 들어온 오포(OPPO)는 이번이 3번째 MWC 참가다. 올해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데다 모바일 및 통신 기업의 메인 전시장인 ‘Hall 3(제3 전시장)’에 처음 입성했다. 오포도 화웨이처럼 삼성, 애플을 겨냥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중가형 스마트폰 위주였던 오포는 올해 처음으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들고 MWC를 찾았다. 오포 관계자들은 “2011년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중국 1위, 글로벌 4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 애플도 곧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포는 피사체를 5배 크게 찍을 수 있는 ‘광학줌’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카메라 모듈 내부에서 렌즈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해 한층 화질이 개선된 확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안위 지앙 오포 부회장은 “106명의 엔지니어가 380일 동안 50여 개 이상의 특허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포가 전시한 파인드9 등 고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의견이 분분했다. 디자인은 애플을 참고한 모양새였고 마감처리 역시 수준이 떨어진 탓이었다. 실제 기기는 삼성전자, 애플 등의 스마트폰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블랙베리 브랜드 사용권을 확보한 중국 TCL도 신제품 ‘키원’을 공개했다. 블랙베리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물리키보드를 스마트폰 아래에 배치했다. 키보드 표면이 터치패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인터넷 검색 등 사용자 환경도 개선했다. 레노버도 ‘모토G5, 모토G5 플러스’를 공개했다.

바르셀로나=서동일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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