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는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불출석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조 수석은 ‘비서실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국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 특성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는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그러나 ‘인사 참사’ 소리까지 나오는 작금의 상황은 조 수석이 판에 박힌 듯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국감을 외면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이 정부 들어 안경환 법무부, 조대엽 고용노동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기정 국가안보실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7명이 낙마했다. 1기 조각에서 차관급 이상 7명이 낙마한 것은 역대 최다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조 수석이 책임진 민정수석실의 부실 검증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 오죽하면 어제 국감에서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이 “코드가 맞는지만 검증하는 것 같다”고 했겠는가.
조 수석은 국감에 참석해 낮은 자세로 국민 앞에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에게 향하는 국정운영 부담도 덜어질 수 있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문재인, 전해철 당시 민정수석이 국감에 출석했던 선례가 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어제 민정수석을 경질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인사) 시스템이 어떻게 완전할 수 있겠나. 인사 참 어렵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검증은 최종적으로는 국회 청문회에서도 이뤄진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 후보자 4명의 임명을 강행해 국회를 존중하지 않았다. ‘내로남불’에 빠진 청와대의 집단 착각이 조 수석의 불참으로 이어졌다면 더욱 걱정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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