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동료의 근무시간 단축은 내게는 귀찮은 일이 늘어나는 것을 뜻할 수 있다. 거꾸로 육아 때문에 출근 시간을 바꾸거나 단축 근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동료들의 눈치가 보이게 마련이다.
일본의 대형 어패럴 업체인 레나운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육아 수당이 아니라 육아 지원자 수당을 신설했다. 3월부터 육아를 위해 단축 근무하는 직원의 동료에게도 월 3000엔(약 3만 원)씩 ‘미소 지원자 수당’을 지급한다는 것. 대상은 매장에서 일하는 판매원으로, 계약사원이 대부분이다. 육아를 위해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줄이는 직원의 동료도 월 3000엔씩 수당을 받게 된다.
일손 부족에 대응하면서도 육아 직원이 주위 동료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부담감을 회사 차원에서 덜어줘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육아를 하는 직원도,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도 서로 보다 협력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회사는 육아 지원을 위해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하루 6시간 근무제 및 출퇴근 시간 조정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원 부재 시의 공백을 동료들이 보완해 줘야 할 경우가 생기고 근무 계획을 짜거나 휴일을 정할 때도 양보해야 할 경우가 많다. 이를 회사가 수당으로 보상해 줌으로써 모두가 ‘미소 짓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
특히 이 제도는 사내 공모를 통한 사원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일본 언론은 육아 지원에 동반되는 동료의 수고에 대해 인사고과에 반영한 사례는 있어도 수당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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