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말고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매일 즐거워요.”
조혜원 씨(39)는 2012년 10년 넘게 일한 직장을 떠났다. 2001년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2006년 스타벅스 점장의 꿈을 이뤘지만 결혼을 앞두고 일을 그만둬야 했다. 조 씨는 “매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책임져야 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가정과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졸업 후 20, 30대를 보낸 일터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었다”고 말했다.
퇴사하며 다시는 커피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조 씨는 현재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2년 회사를 떠났던 조 씨가 다시 스타벅스 유니폼을 입게 된 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리턴맘 제도’ 덕분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4년 여성가족부와 협약을 맺고 전직 스타벅스 여성 관리자들을 정규직 시간선택제 부점장으로 다시 채용하는 리턴맘 제도를 도입했다. 4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8시간 근무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올해 10월 현재 총 124명의 리턴맘 바리스타가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하루 4시간씩 일하는 조 씨는 출근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함께 하원한다. 조 씨는 “엄마와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아이가 좋아한다”면서 “육아와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지만 다시 출근하면서 내 자신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리턴맘 제도 등 일자리 창출의 공을 인정받아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선정한 2018 리스타트 일자리 대상에서 종합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학력, 성별, 나이, 장애 등의 차별 없는 열린 채용과 여성친화제도, 모든 직원의 정규직 채용 등을 통해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채용에도 힘쓰고 있다. 2007년 장애인 직원 채용을 시작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매년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현재 총 298명의 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하고 있고, 이달 중 28명의 새로운 장애인 바리스타가 스타벅스 유니폼을 입는다.
승진, 성과급 등 인사상의 차별도 없다. 장애인 직원들은 성과에 따라 중간급 이상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청각장애 2급인 권순미 씨(38)는 올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최초로 장애인 점장이 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동료 상호평가는 물론이고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게 점장 승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면서 “장애인 직원들에게 주는 혜택도 없지만 차별도 전혀 없다. 오직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에 있어서는 나이나 학력의 차별도 없다. 경기의 한 매장에서는 53세의 여성 바리스타가 14년째 근무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바리스타를 꿈꾸는 청소년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교육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현직 바리스타들이 취업 박람회 등에 참여해 진로상담을 해주고 있고 지역의 낡은 카페를 재단장해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스타벅스의 바리스타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