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가 언제까지 계속될 순 없다. 언제일지 모르나 친환경차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거리에선 친환경 마크를 단 차량들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친환경차 구매 의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친환경차 하면 으레 전기차를 떠올렸다. 그런데 최근 수소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에서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수소차를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온라인 문서에서 나타나는 수소차 언급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전기차 언급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수소차에 대한 언급은 1631건으로 전기차 1만8820건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 수소차 언급량은 1만2674건으로 4개월 새 8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익숙하지 않은 수소차가 서서히 사람들의 인식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다만 연관어를 비교해보면 수소차 자체의 특성이 일반인에게 충분하게 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전기차는 ‘충전’ ‘배터리’ ‘충전기’ ‘충전소’ ‘주행거리’ 등 실제 운행과 관련한 단어들이 상위권에서 쉽게 발견된다. 하지만 수소차는 차량이나 운행 과정에 대한 것보다는 ‘수소경제’ ‘정부’ ‘현대차’ ‘주식’ ‘주가’ ‘투자’ ‘상승’ ‘상한가’ 등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주체와 관련 종목, 주가 변동에 관련된 단어가 많다.
지난해 국내 수소차 판매는 744대에 그쳤다. 전기차는 2만9441대 팔렸다. 전기차의 특성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 됐지만 수소차를 경험한 사람은 매우 적어 아직 일반인에게 풍부한 얘깃거리까지 제공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 증가율로 보면 전기차는 2017년에 비해 2배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수소차는 61대에서 744대가 되었으니 12배 넘게 급증했다.
연관어를 보면 전기차와 수소차 모두 ‘미세먼지’가 들어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자동차 배기가스가 꼽히고 있는데 친환경차는 이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가솔린과 디젤차를 담배 같은 ‘유해상품’으로 바라보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어 적정 가격이 제시되고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면 친환경차 판매는 급속히 늘 것이다.
수소차가 자동차의 미래라고 보는 측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공세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수소차는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지만 전기차는 전기를 생산하는 데 여전히 석탄화력 발전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친환경차라고 할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과연 후발 주자 수소차는 대중화에 앞서 있는 전기차를 추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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