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광복군 출신으로 광복회장을 지낸 애국지사 김우전 선생(사진)이 20일 별세했다. 향년 98세. 1922년 평북 정주 출신인 선생은 일본 리쓰메이칸(立命館)대 법학과에 다니던 중 재일학생민족운동 비밀결사단체인 조선민족 고유문화유지계몽단에 가입해 활동했다.
1944년 1월 일본군에 징병돼 중국으로 파병되자 부대를 탈출해 그해 5월 광복군에 입대했다. 이어 중국 제10전구 중앙군관학교 분교 간부훈련단 한광반을 졸업한 직후 광복군 제3지대 소속으로 미국 제14항공단에 연합군 연락장교로 파견됐다.
1945년 3월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하던 미군 전략정보처(OSS) 본부에서 광복군 무전기술 교재와 한글암호문을 제작하는 한편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의 기요비서(機要秘書·기밀을 다루는 중요한 비서)에 임명돼 국내 애국지사와의 연락 업무를 담당했다. 광복 후 귀국해 경교장에서 김구 선생의 개인비서로 일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다. 이후 선생은 1992년 광복회 부회장, 1999년과 2015년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 2003년 광복회장을 역임했다. 2003년 2월 광복회장 취임 이후 2004년 4월까지 모은 월급 전액과 본인의 독립유공자 연금을 합친 5000만 원을 독립유공자 손·자녀 지원용 장학금으로 쾌척하기도 했다.
당시 선생은 장학금을 내면서 “민족정기를 올바로 세우려면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불행히도 현실은 국가 차원의 지원에 한계가 있어 개인적으로나마 보훈가족들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2004년 12월엔 제6회 인제인성대상 시상금 2000만 원을 광복회 장학금과 정주장학회 장학금으로 전액 기탁했다.
선생은 ‘한국광복군과 미국 OSS의 공동작전에 관한 연구’ 등 다수의 논문과, ‘김구 선생의 삶을 따라서’ 등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은 아들 동제 용제 씨, 딸 인숙 애라 씨, 사위 조동성 씨(인천대 총장)가 있다. 빈소는 서울 중앙보훈병원,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발인은 22일 오전 7시. 02-22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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