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직전 불안감 최고조… 환자 이송때 따뜻한 위로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03시 00분


[톡투 병문바]<7> 수술실 이송요원의 태도

입원환자는 수술실에 가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불안하다. 병원문화를 바꾸자(병문바) 팀은 의료진이 이러한 환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될지 실제 상황극을 통해 해결책을 보여줬다. 왼쪽 두 번째가 환자경험관리팀 김병연 팀장 및 병문바 팀들. H+양지병원 제공
입원환자는 수술실에 가서 기다리는 것이 가장 불안하다. 병원문화를 바꾸자(병문바) 팀은 의료진이 이러한 환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될지 실제 상황극을 통해 해결책을 보여줬다. 왼쪽 두 번째가 환자경험관리팀 김병연 팀장 및 병문바 팀들. H+양지병원 제공
수술을 앞둔 입원환자가 가장 불안하고 힘든 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수술실로 향하는 순간입니다. 수술실 이송요원이, 환자이송때 짐을 운반하듯 거칠게 스트레처 카(환자운반침대)를 다룬다거나, 환자의 불안감을 무시하는 듯한 무미건조한 태도가 수술을 앞둔 환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듭니다.

병문바(병원문화를 바꾸자)에서는 수술실 이송요원의 표정과 태도에 따라 수술환자에게 용기를 주거나 반대로 불안함과 두려움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어봤습니다. 이송요원이 수술실로 환자를 이송하는 5∼10분의 짧은 시간, 또 수술실에서 15∼30분 사이의 대기시간, 그리고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수술을 시행하기 직전 상황이 환자에게는 가장 힘든 순간입니다.

수술실 이송요원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환자 이송 업무에 열중하느라 환자의 심리상황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술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순간, 환자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따뜻한 미소와 가벼운 위로가 환자의 불안함을 덜어 줄 수 있습니다. 병실에서 이송요원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록과 환자 등록번호를 확인하고 먼저, “안녕하세요, 김OO님, 맞으시죠! 오늘 8시에 수술 예정되어 계신데, 제가 편안하게 모셔다 드리겠습니다”라는 따뜻한 말이 환자의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습니다.

국내 한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무엇 때문에 불안해하는지를 파악하려고 환자와 보호자,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2%의 환자가 수술실 입구에서 대기할 때 두렵다고 답했고 34%는 수술 동의서를 작성할 때 불안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수술환자를 이송하면서 수술실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환자의 두려움은 배가됩니다. 환자는 수술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덮여있는 시트를 두 손으로 꽉 쥐고 손을 부들부들 떨며 불안해합니다. 실제 환자 경험을 한 본보 기자도 스트레처 카에 누워 이동해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볼 수 없었고 건물의 천장만 보이면서 불안했으며 빠른 이동 속도에 어지럽기까지 했습니다. 이럴 때 환자의 두 손을 잡아주며, “수술을 앞두고 많이 떨리시죠, 그러나 오늘 수술을 하시는 의사분은 경험도 많으시고 최고로 실력 있는 분이라 잘하실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1시간 뒤 수술이 끝나면 제가 병실까지 편안히 모시러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따뜻하게 환자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환자경험관리팀 김병연 팀장은 “이송요원은 물론 모든 병원 관계자들은 수술을 앞둔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한 표정과 마음을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읽고, 공감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병문바#환자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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