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보다 글로벌 협력 강조한 삼성[현장에서/유근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9일 03시 00분


갤럭시 노트10 언팩 행사에서 손을 맞잡은 고동진 사장(왼쪽)과 사티아 나델라 CEO.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노트10 언팩 행사에서 손을 맞잡은 고동진 사장(왼쪽)과 사티아 나델라 CEO. 삼성전자 제공
유근형 산업1부 기자
유근형 산업1부 기자
“오 마이 갓(Oh my God).”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이 처음 공개된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 행사 말미에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가 등장하자 장내에 환호가 쏟아졌다. 각국에서 온 4000여 명의 언론인과 얼리어답터(새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고객)들은 예상치 못한 깜짝 손님의 등장에 적지 않게 놀란 분위기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오른 나델라 CEO는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고 사장의 어깨를 툭툭 치며 “생큐, DJ코(고동진 사장의 약자)”라고 답했다. 마치 힙합 콘서트장에서 마이크를 전달받은 래퍼처럼.

자사 제품을 처음 공개하는 행사였지만 삼성전자는 ‘손님’에게 적지 않은 발언 시간을 할애했다. 나델라 CEO는 “삼성과 MS 간 파트너십의 목표는 스마트폰, TV, PC 등 디바이스들을 우리의 삶 속에서 연결시키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끄는 데 있다”며 “MS의 경험과 삼성의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만나면 이 같은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빠른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선 글로벌 경제 주체들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메시지였다.

MS와 협업한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것은 ‘갤럭시 노트10’과 MS 윈도 기반 PC와의 연결성 강화였다. PC에서 ‘갤럭시 노트10’의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메시지와 알림도 PC에서 확인하고 답변할 수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와의 협업 모델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두 회사가 힘을 합쳐 만든 ‘갤럭시 워치 액티브2 언더아머 에디션’은 달리기 자세에 대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는 등 달리기 마니아층에 특화된 모델이다.

고 사장은 “최근 10년 동안의 기술의 발전 폭만큼 앞으로 3년 안에 또 모든 게 빠르게 바뀔 것이다. 5세대(5G), 인공지능(AI) 등 기술혁신의 전선은 더욱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부분은 극복하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다른 기업들과 개방적 협력을 추진하는 데 주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어느 한 곳 서로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곳이 없다. 변화가 빠르고 심할수록 연결은 더 깊어져야 쓰러지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공의 적’ 취급을 받는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는 미국 퀄컴사의 통신 칩, 구글사의 운영체제(OS)와 지도 등이 들어간다. 지난해 부품 조달 비용 700억 달러 중 100억 달러가 미국 기업 몫이어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는 미국 폰이기도 하다”라고 일갈했다. 글로벌 경제는 이렇게 돌아간다.―뉴욕에서

유근형 산업1부 기자 noel@donga.com
#삼성전자#갤럭시 노트10#나델라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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