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퇴한 가와이 前 법무상… 아내 비서 집까지 압수수색 당해
자민당 중의원은 뇌물혐의 재구속… 아베 ‘벚꽃 스캔들’ 수사여부 촉각
20일 정기국회 개원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측근들의 수사 및 체포, 잇따른 비리 의혹에 휘청이고 있다. 야당은 국회에서의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16일 NHK 등에 따르면 히로시마지검은 전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57) 전 법무상의 아내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47) 집권 자민당 참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이유로 부부의 사무소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안리 의원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비서의 집까지 수색해 관련 장부 등을 확보했다.
안리 의원은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때 운동원으로 활동한 13명의 일당으로 법정 상한액의 2배인 3만 엔(약 32만 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가와이 전 법무상은 과거 총리의 외교특보로 활동한 아베 총리의 최측근 인사다. 그는 지난해 9월 입각했지만 한 달 후 일본 언론이 아내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보도하자 다음 날 곧바로 사퇴했다.
14일 도쿄지검도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업 추진 명목으로 중국 기업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49) 자민당 중의원을 재구속했다. 아키모토 의원도 아베 정권에서 한국의 차관 격인 국토교통성 및 내각부 부(副)대신으로 재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00만 엔(약 316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체포됐다. 구속기한이 만료돼 풀려났지만 검찰은 그가 강연료 및 여행 대금 명목으로 받은 350만 엔을 더 찾아내 다시 구속했다. 아키모토 의원은 이날 체포 직전 자민당을 탈당했다. 가와이 전 법무상 부부는 탈당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칼끝이 총리를 겨눌지도 관심이다. 14일 대학교수 등은 아베 총리가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지역구민을 위한 후원 행사로 만들어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쳤다며 그를 배임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소위 ‘벚꽃 스캔들’로 불리는 이 사건과 아키모토 의원이 연루된 ‘카지노 스캔들’은 이미 정권 지지율에 상당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아베 정권은 올해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방문객 4000만 명’을 달성하겠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복합리조트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아키모토 의원은 물론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전 방위상 등 자민당 실세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11∼13일 NHK 여론조사에서는 ‘복합리조트 사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답이 54%로 ‘계속해야 한다’는 답(25%)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았다. 지난해 12월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도 ‘벚꽃 스캔들 의혹에 대한 총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답이 74%였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돈 문제에 얽혀 비리 정당으로 낙인찍히면 곤란하다”고 우려했다. 야권은 정기국회에서 복합리조트 폐기 법안을 제출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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