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주말 모두가 퇴근해 고요해야 할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의 엔질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넥슨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던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제작 과정에서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해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작성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해당 애니메이션 제작을 담당했던 스튜디오 뿌리가 담당했던 다른 게임에서도 비슷한 손가락 모양이 발견됐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스튜디오 뿌리 측은 두 차례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논란의 중심에 선 애니메이터의 퇴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여성 단체들은 이런 상황이 ‘반사회적 여성 공격 놀이’라며 성남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고작 0.1초간 지나가는 손의 움직임을 증거라고 주장하는 게 통한다면 누가 이 혐오 몰이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며 해당 논란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유발한 음모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넥슨 같은 거대 게임 기업이 이런 행태를 무책임하게 용인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넥슨이 2016년 페미니즘 지지를 표명한 성우를 배제한 사건 이후로 사상 검증이 아직까지 사내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과 별개로 넥슨 사옥 앞에는 부당 해고를 규탄하는 근조 화환들이 놓여 있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지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칼부림 예고’ 글이 올라와 무장한 경찰이 현장에 배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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