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의 ‘군선도’에서 여유와 유머가 느껴졌고, 전시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누드 뒷모습 연작을 옆에 가져다 놓았어요. 또 그림 속 강아지를 가져와서 인물화에 포니테일을 묶은 머리카락처럼 그린 것도 있고요. 그림의 주제는 전통적이고 진지한 것이지만, 분명 김홍도가 이 그림을 그릴 땐 무척 즐거움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전시를 준비할 때, 리움과 호암미술관 소장품을 볼 수 있었잖아요. 소장품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미술관에서 전시 제안을 받고 바로 소장품을 전시에 포함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소장품 중에 근현대 미술 작품도 있지만, 저는 고미술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이유는 제가 한국 전통 미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림 속의 오브제를 집중해서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오브제에 대해 미술관과 대화하고 알아가면서 공부하는 시간을 덕분에 가질 수 있었죠.
- 작가님이 고미술을 소재로 삼는다고 했을 때 제가 기대했던 건 이방인의 눈이었어요. 한국인은 교과서에서 김홍도 작품이나 고려 청자를 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맥락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 없이 이 작품을 보면 색채나 형태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죠.
제가 고미술 작품을 소재로 삼은 것도 같은 이유였어요.
‘십장생도 10곡병’을 보면, 커다란 패널로 이뤄진 붉은 태양과 나무, 폭포가 있는 풍경화잖아요.
저 역시 폭포 같은 것을 그리고 풍경화를 하는 사람이니까 공통점이 있었죠. 나무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이 그림의 의미는 잘 몰랐지만 같은 풍경이라는 점에서 끌렸어요. 그 상징이나 의미에 대해서 보게 된 건 그 다음이죠.
군선도와 함께 전시된 니콜라스 파티의 뒷모습 연작. 사진 김상태. 호암미술관 제공 김홍도의 ‘군선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군선도에서 여유와 유머가 느껴졌고, 전시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누드 뒷모습 연작을 옆에 가져다 놓았어요. 또 그림 속 강아지를 가져와서 인물화에 포니테일을 묶은 머리카락처럼 그린 것도 있고요.
그림의 주제는 전통적이고 진지한 것이지만, 분명 김홍도가 이 그림을 그릴 땐 무척 즐거움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한국의 그림에서 향나무가 무척 자주 등장하는 게 인상깊었는데, 실제 풍경에서도 향나무가 많아 신기했어요. 얇은 붓으로 그린 것 같은 나뭇잎들. 또 붉은 색을 띄는 나무 껍질이 여름 빛을 받아 노란색이 되는 풍경. 그 위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같은 것들이 생각나네요. 서울에서 등산을 두 번 했는데 큰 바위가 웅장하게 펼쳐진 모습도 풍경화로 그려진 것을 봤어요. 거기에 매미가 더해지니 아주 강렬한 풍경이었습니다.
-전시장 속 풍경화는 미술관 주변을 보고 그린 건지 궁금해요.
그렇진 않습니다. 4계절을 연작으로 담아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들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다만 서울에 있는 리움미술관과 달리 호암미술관은 주변에 자연이 둘러 싸여 있고, 정원도 세심하게 가꿔진 곳이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조경가 정영선 전시도 보았고, 정원과 건축을 연결 지어 풍경을 만들려고 한 것을 굉장히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미술관 주변을 직접 보고 그렸다기보다, 그런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한국의 자연 풍경은 유럽이나 미국과도 아주 다르잖아요. 풍경을 그리는 화가의 눈에 자연이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합니다.
우선 한국의 그림에서 향나무가 무척 자주 등장하는 게 인상깊었는데, 실제 풍경에서도 향나무가 많아서 신기했어요.
얇은 붓으로 그린 것 같은 나뭇잎들. 또 붉은 색을 띄는 나무 껍질이 여름 빛을 받아 노란색이 되는 풍경. 그 위에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같은 것들이 생각나네요.
서울에서 등산을 두 번 했는데 큰 바위가 웅장하게 펼쳐진 모습도 풍경화로 그려진 것을 봤어요. 거기에 매미가 더해지니 아주 강렬한 시각적인 풍경이었습니다.
-매미는 평소보다 더 시끄러웠어요. 올해 기온이 높아서 매미 소리도 더 길고 크게 들렸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매미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죠. 그런데 저도 등산하다 야외에서 점심을 먹는데 같이 간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긴 했습니다. (웃음)
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2024-09-28 15:32:28
이병철 물려받아 한 놈 무학인데 그림을 아냐 돈주고 산 그림 엄청쉽다 물려받아 귀싸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