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學辰기자」 벌이 쏘는 독(毒)을 뽑아 환자의 아픈 곳에 침으로 주입하는 벌침요법이 최근 관절염 류머티즘 디스크등 만성통증환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벌침요법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90년대초. 지난 89년 아피톡신이란 봉독액(蜂毒液)이 미국식품의약국의 사용승인을 받은후 국내에 도입돼 현재 1백여군데 한의원에서 이 주사약을 통증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벌침의 주성분은 단백질의 일종인 멜리틴과 아파민으로 강력한 염증치료기능이 있다. 봉독은 일단 몸속에 들어가면 대사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외부로부터 침입한 세균을 이겨낸다.
벌에 자주 쏘이는 양봉업자들이 전염병이나 암에 쉽게 걸리지 않고 관절염이나 디스크에 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벌침의 효능은 옛날부터 알려져왔다. 기원전 4세기경 히포크라테스가 벌침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이슬람경전인 코란에도 「꿀벌의 뱃속에 있는 액은 사람에게 좋은 약」이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벌을 잡아 그대로 사용하거나 벌침만 뽑아내 환부에 주입하는 종전의 방법은 봉독의 양이나 농도를 조절하기 힘들었다.
아피톡신은 전기추출법으로 뽑아낸 봉독을 필요한 만큼 양과 농도를 조절하도록 만든 주사약이다. 꿀벌에 순간적인 전기충격을 가해 독침을 쏘게 만들고 그것을 말린 다음 생리식염수에 섞은 것이다.
벌침은 어깨 허리 목 무릎 등이 만성적으로 아픈 환자들에게 효험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어 뼈마디가 쑤시는 40, 50대 중년환자들에게 치료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현대한의원 정규일원장(0344―903―7776)은 『벌침을 일주일에 두번씩 1∼3개월 맞으면 별다른 치료방법을 몰라 고생하던 습관성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중풍으로 인한 팔다리마비나 언어장애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통증이나 염증을 느끼는 곳의 경혈(經穴)에 침을 놓아 한번에 0.1㎖씩 봉독을 주입하는 것이 치료방법. 보통 침을 놓을 때보다 치료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치료받은 횟수가 늘어날수록 벌침의 수를 늘려가지만 한꺼번에 20군데를 넘지 않게 한다.
벌침은 맞기 전에 반드시 알레르기검사를 해야 한다. 1만명당 1명꼴로 벌침을 맞은 부위가 심하게 붓고 호흡곤란과 졸도까지 하는 알레르기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도 벌침을 맞으면 반점이 생기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증상은 10∼20분이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진다. 벌침을 한번 맞는데 드는 비용은 1만∼3만원.